<‘박사방’ 조주빈 신상공개>암호화폐 건넨 회원도 ‘공범’…‘악마의 카르텔’ 전방위 수사

- ‘박사방’ 조주빈 檢송치

警, 유인·자금인출책·회원 수사
암호화폐 거래소 압수수색통해
유료회원들 신원 특정작업 진행
시민들‘입장자 전원 처벌’요구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미성년자 등 여성들의 성착취물을 유포한 혐의를 받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4)이 경찰에서 검찰로 송치된 25일 서울 종로경찰서 앞에선 조주빈의 범행에 항의하는 시민이 대거 몰려들어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들은 조주빈에 대한 강력한 처벌뿐만 아니라 대화방에 참여하며 음란물을 공유·시청한 유료 회원들에 대해서도 전방위적인 수사와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종로경찰서엔 이른 아침부터 취재진뿐 아니라 정당원·시민단체 회원, 일반 시민들이 대규모로 운집해 조주빈이 모습을 드러내기를 기다렸다. 조주빈이 오전 8시쯤 모습을 드러내자 시민들은 ‘법정 최고형 구형하라’ ‘공범자도 처벌하라’고 외치며 항의했고, 산발적으로 욕설도 터져 나왔다. 민중당 당원들은 ‘‘박사’는 시작이다. 입장자 전원 수색·처벌하라’는 현수막을 들고 조주빈과 대화방 참가자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N번방 성착취 강력처벌 촉구시위’ 참가자들은 ‘N번방에서 감방으로’ ‘그 방에 입장한 너흰 모두 살인자다’란 피켓을 들었다. 기본소득당 당원들은 ‘26만 명 공범자도 처벌하라’는 피켓을 들고 구호를 제창했다. 여성의당 당원이라고 밝힌 송채원(여·25) 씨와 김모(여·25) 씨는 “범죄를 저지른 관련자 전원을 처벌해야 하고, 여성 안전을 위한 정책이 국회에서 통과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단체 ‘활빈단’ 홍정식 대표도 “잔학하고 악질적인 텔레그램 성범죄를 사회에서 영구 추방하기 위해선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40여 분 뒤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한 조주빈은 “손석희 사장 등을 언급했는데 어떤 의미냐”는 취재진의 질문엔 답하지 않은 채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조주빈은 이날 인권감독관을 면담한 뒤 검사의 수용 지휘에 따라 서울구치소에 수감될 예정이다.

경찰은 조주빈뿐만 아니라 유인책·자금 인출책 등 가담자, 가입 회원들까지 모두 공범으로 보고 엄정히 수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수사당국과 여성계 등에 따르면 텔레그램 성범죄의 시초격인 ‘n번방’은 2018년 11월 처음 등장했다. 각각의 콘셉트를 가진 방이 1∼8번까지 운영돼 n번방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들 방은 ‘갓갓’이라는 닉네임의 운영자가 운영을 해 왔다. 트위터에서 자신의 신체 일부 사진을 올리는 미성년자들을 찾아내 계정을 해킹하고 개인정보를 수집한 뒤 “부모에게 알리겠다”며 협박해 끌어들이는 방식이었다. 이날 검찰로 송치된 ‘박사’ 조주빈은 ‘갓갓’의 운영법에 착안해 2018년 12월 박사방을 열었다.

조주빈은 유료 회원 제도를 운영하면서 수사당국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암호화폐로 돈을 받아 챙기기도 했다. 조주빈이 이렇게 벌어들인 돈은 최소 수십 억에서 최대 100억 원에 이른다는 분석이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전날 텔레그램 n번방 사건과 관련한 청와대 국민청원에 대한 답변에서 “불법 음란물 영상을 찍거나 판매한 사람은 물론 소지·유포·조력 등 가담자 전원과 방조자까지 수사하겠다”고 했다.

조재연·송유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