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 아니다’ 심리 확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공포가 엄습한 가운데, 국채시장에서 통상 경기 확장의 시그널로 여겨지는 장기 금리와 단기 금리의 스프레드(차이)가 벌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글로벌 달러 확보 ‘전쟁’으로 국채도 더는 안전자산이 아니라는 우려 속에 채권시장이 혼란에 빠진 데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10년물과 3년물의 금리차는 지난달 말 22.9bp(1bp=0.01%포인트) 수준에서 지난 24일 58.1bp까지 두 배 이상으로 확대됐다. 통상 장단기 스프레드는 경기 선행 지표로 꼽힌다. 장단기 스프레드가 커지면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작아질 때는 경기가 악화될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지난해 8월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면서 국고채 10년물과 3년물 금리차가 7bp까지 극도로 좁아진 바 있다. 공동락 대신증권 자산리서치부 팀장은 “국채도 이제 안전자산이 아니라는 인식으로 인해 단기물에 비해 변동성이 더 큰 장기물에 대한 시장 참가자의 심리가 더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장기 금리가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채권전략팀장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달러를 확보하기 위해 모든 시장에서 채권, 주식을 투매하기 시작했고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정부 재정지출이 국채 발행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수급 우려가 더해져 장기금리가 올라가고 있다”며 “장기 금리가 계속 오르면 실질금리가 올라가는 효과로 이어져 지금처럼 성장이 안 좋은 상황에서는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지난 19일 채권시장 안정을 위해 1조5000억 원 규모의 국고채 단순매입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국고채 금리도 하락(채권값 상승)하는 등 시장이 소폭 안정됐지만 장단기 금리차는 계속 벌어지고 있다. 강 팀장은 “기준금리 0.75%하에서 국고채 10년물 금리의 적정한 레벨은 1.2%대로 보고 있다”며 “한은이 단순매입을 속도감 있게 진행해 자산가격이 균형을 맞출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정은 기자 eun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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