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트럼프 대통령 이어 스페인·사우디 정상 등과도 통화 … 26일 G20 화상 정상회의 등 ‘원격외교’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5만 명을 넘어선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회담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미국 등 3개국 정상과 전화통화를 했고, 오는 26일 주요 20개국(G20) 화상 정상회의 개최를 주도하는 등 ‘원격외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한·미 간 코로나19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통화는 트럼프 대통령의 긴급 제안으로 이뤄졌으며, 양국 정상은 23분에 걸친 통화에서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의견을 교환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의료장비 지원을 요청했고, 문 대통령은 “국내 여유분이 있으면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답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문 대통령인 이날 트럼프 대통령 외에도 스페인·사우디아라비아 정상과도 전화통화를 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이달 들어 터키와 아랍에미리트(UAE), 프랑스, 스웨덴 정상과도 전화회담을 가진 바 있다. 지난달 20일에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도 통화했다. 문 대통령은 오는 26일 개최되는 G20 특별 화상 정상회의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된 코로나19 퇴치를 위해서는 국제적 공조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지난 18일 주재한 ‘주요 경제주체 초청 원탁회의’에서도 “지금은 보건과 경제 모두 글로벌 공조가 절실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특히 한국의 대응이 국제사회에서 높은 점수를 얻고 있다는 점도 문 대통령이 외교 행보에 적극 나서는 이유라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통화에서 “한국이 굉장히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한국의 ‘진단키트’ 등 의료장비 수출길을 열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요청한 것처럼 각국의 한국의 의료장비 지원 요청이 많아지고 있다. G20 특별 화상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이 ‘모범사례’로 평가받으면 관련 요청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문 대통령의 ‘원격외교’가 제대로 작동하면 각국이 건강상태 확인서를 소지한 한국 기업인에 대해 예외적으로 입국을 허용할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정철순 기자
정철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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