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 협상 타결 안 되자 휴직 절차 개시 …전체 절반인 5000여 명 휴직 추산

한·미가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SMA) 협상에서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주한미군이 예고한 대로 오는 4월 1일부터 한국인 근로자에 대한 무급휴직을 통보했다. 정확한 휴직 인원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전체 한국인 근로자 9000여 명의 절반 정도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주한미군사령부는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주한미군은 한국인 근로자 무급휴직 분석을 완료했으며, 오늘부터 무급휴직 통지서를 보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주한미군사령부는 “SMA 부재로 불행하게 주한미군이 다음 주 한국인 노동자들의 무급휴직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미 육군도 이날 ‘무급휴직 최종 결정 통지서’ 제목의 통지서를 한국인 근로자에게 개별적으로 보냈다. 통지서에는 “무급휴직의 원인이 여전히 유효한 상태여서 오는 4월 1일부터 무급휴직 기간의 종료가 통지될 때까지 무급 휴직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적혀 있다. 또 통지서는 “무급휴직 동안 비급여·비업무 상태에 있을 것이며, 비급여 상태로 자원해서 근무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앞서 주한미군사령부는 지난 1월 말 무급휴직 60일 전에 통지해야 한다는 미국 법에 근거, 한국인 근로자에게 무급휴직 실시 가능성을 통보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주한미군의 생명·안전·보건 및 군사 대비태세와 관련된 필수 인력 4000여 명을 제외한 인력이 4월 1일부터 무급휴직 상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한국인 근로자에 대한 무급휴직을 SMA 협상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미국이 지난 17∼19일 열린 SMA 협상에서 한국인 근로자 무급휴직 문제를 우선적으로 논의하자는 한국 측 요청을 거부한 것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미국 측은 지난해 한국 측 분담금 1조389억 원 중 40% 정도인 3700억 원이 한국인 근로자 임금이라는 이유를 들면서 SMA 협상 체결이 먼저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는 지난해 9월부터 SMA 체결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총액 등에 대한 이견으로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한편 주한미군 한국인 노조는 이날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정부의 지원이 이뤄져야만 미국의 불순한 의도가 무산될 수 있다”며 방위비 분담금 협상으로 인한 무급휴직을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는 “강제 무급휴직 기간 일을 하려 한다면 미 헌병대에 끌려가 징계를 받을 수 있다”며 “대한민국 노동법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영주 기자
김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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