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신우 논설고문

중국 지도자 세 사람이 함께 기차를 타고 가는데 기차가 갑자기 멈추더니 한참을 서 있었다. 참다못한 마오쩌둥이 말을 꺼냈다. “기관사는 혁명의 적이니 인민재판으로 처형합시다. 그러면 우리가 꿈꾸는 혁명이 무엇인지를 다른 기관사들도 깨닫게 될 것이오.” 창문 밖을 응시하던 덩샤오핑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사회주의를 수호하는 데 자본주의 방식이라고 거부할 이유가 없습니다. 기관사의 월급을 올려줍시다.” 두 사람의 눈치를 보던 시진핑이 말했다. “일단 기차 창문의 블라인드를 내리죠.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모르게.”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가 지난 19일 코로나19의 추가 감염자 제로(0)를 선언했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후베이성에서 신규 확진자가 더 이상 나오지 않고 있음을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물론 23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39명 나왔지만, 이는 모두 해외 역유입 사례라고 강조했다. 그런데도 바깥세상에서는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이 이어지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 정부의 기밀 자료를 인용해 4만3000여 명의 무증상 확진자가 통계에서 빠진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가 아니어도 중국의 코로나19 통계는 처음부터 의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예를 들어 1월 30일부터 2월 6일까지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확진자 수 대비 사망자 비율이 하나같이 2.1%였다. 기적적인 확률이었다. 이렇게 되자 한 서울대 학생이 학교 게시판인 스누라이프에 “사망자 수가 일정한 함수 추세선대로 늘고 있다”며 방정식을 자세히 소개했다. 그러면서 함수 추세선을 적용할 경우 “내일(7일) 발표될 사망자와 확진자 예상치는 635명과 3만1807명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과연, 중국 정부가 7일 0시 기준으로 발표한 숫자는 사망 636명과 신규 확진 3만1116명이었다.

한때 중국 SNS인 텐센트에서 ‘확진자 15만4023명, 사망자 2만4589명’이라고 표기했다가 곧바로 화면이 사라진 적이 있다. 왜 삭제했을까. 허무맹랑한 가짜 뉴스였기 때문에? 아니면 고통스러운 진실이었기 때문에? 일본의 한 통계에 따르면 우한에서 빠져나온 일본인 확진자를 조사한 결과 30.8%가 무증상 환자였다. 자신은 무증상 환자라도 남에게는 감염원이다. 차창의 블라인드를 내린다고 이 같은 사실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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