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

여권 일각에서 우리나라가 ‘코로나19 방역(防疫) 모범국가’로 평가받는다는 말이 흘러나왔다. 과연 그런지 따져보자. 지난 29일 기준 한국의 확진자는 9583명이고 사망자는 154명이다. 중국의 확진자와 사망자는 각각 8만1460명, 3300명이다. 한국과 중국의 인구 규모를 표준화하면, 중국(14억4000만 명)의 인구는 한국(5200만 명)보다 27배 많다. 한국의 확진자 9583명을 인구 규모를 반영해 다시 계산하면 ‘25만9000명’으로, 중국 확진자 8만1460명의 3.17배다.

이번에는 인구 규모를 기준으로 사망자 수를 비교해 보자. 한국의 사망자 수 154명에 인구 배율 27배를 곱하면 사망자 수는 4158명으로, 중국의 사망자 수 3270명의 1.3배다. 인구 규모를 표준화했을 때, 사망자 수와 확진자 수 모두 한국이 중국보다 많다. 심지어 확진자는 3배 이상 많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한국이 방역에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는가.

방역에 성공한 국가로 대만을 꼽을 수 있다. 지난 29일 기준으로 확진자는 283명, 사망자는 2명이다. 우리나라도 코로나 확산을 조기에 진정시킬 기회가 있었다. 확진자가 3명뿐이던 1월 26일 대한의사협회는 중국발(發) 외국인의 전면 입국 금지를 권고했고, 감염 전문가들의 의견도 다르지 않았다. 그뿐만 아니라, 청와대 국민청원 ‘중국인 입국 금지 요청’에 76만여 명이 참여했다. 하지만 정부는 경제와 외교를 이유로 이를 무시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訪韓)을 성사시킬 목적 등으로 중국의 눈치를 봤다는 것 외에는 설명이 어렵다.

‘초기 방역에 충실했더라면 목숨을 부지했을 희생자’에 대해 정치인은 속죄해야 한다. 이탈리아 등을 방패로 방역 실패를 가려서는 안 된다. 우리가 최악의 사태를 면한 것은 ‘사’자 덕분이라는 말이 나돌고 있다. 목숨 걸고 바이러스와 싸운 의사와 간호사다. 그리고 온라인으로 주문한 것을 배달해준 택배기사가 그 주인공이다. 정치인이 한 일이 무엇인가.

경제도 마찬가지다. 코로나가 창궐하지 않았으면 ‘우리 경제는 순항하고 있었을까’를 짚어보자. 2019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잠정치는 2.0%이다. 세계 경제성장률 잠정치는 3.0%다. 2017년 5월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그해 12월 야당 시절 그들이 그토록 채우고 싶어 했던 정책 바구니 2개를 채웠다. ‘최저임금 인상과 법인세를 포함한 증세’가 그것이다.

그렇다면 문 정부는 2018년에 순항했어야 했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였다. 2018년 경제성장률은 2.7%로, 미국보다 0.2%포인트 낮았다. 2019년에는 미국과의 성장률 차이가 0.2%포인트에서 0.3%포인트로 더 커졌다. 미국의 경제 규모는 한국의 12배다. 소득주도성장 등 정체불명의 정책에 함몰돼 우리 경제는 활력을 크게 잃었다. 일각에서 나온 코로나라는 돌출 변수가 없었다면 ‘경제가 순항했을 것’이라는 주장은 견강부회다.

상식적인 질문을 던져 본다. 코로나 탓에 30·40대 제조업 일자리가 사라진 것인가. 신천지 문제만 해결되면 그토록 기다리던 ‘소주성’의 효과가 기적적으로 나타날 것인가. 코로나가 진정되면 경제가 벌떡 일어나 마라톤을 뛸 것 같은가.

지금은 경제위기 상황이다. 정부는 11조7000억 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하면서 현금 살포형 복지 지출을 3조 원 가까이 끼워 넣었다. 총선을 의식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이번 총선은 문 정부 3년을 평가하는 기회가 돼야 한다. 4·15 총선, 대한민국의 명운을 가르는 선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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