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한 일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한국경제에 미친 충격파는 끔찍했다. 그것도 이제 시작일 뿐이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산업생산·소비·투자가 ‘트리플 추락’했다. 특히 생산(-3.5%)과 소비(-6.0%) 감소 폭은 9년래 최대다. 한국은행이 같은 날 내놓은 ‘3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보면 업황 BSI는 9포인트 급락한 54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2월 이후 가장 낮았다. 금융시장 초토화에 이어 실물·심리 지표의 동반 폭락이 확인된 것이다.

상황이 이쯤 되면 주저앉은 경제를 일으켜 세우는 데 정치적·사회적 논의가 집중돼야 할 텐데, 현실은 딴판이다. 정부가 연일 쏟아내는 코로나 대책은 ‘돈 풀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총선이 보름 앞으로 임박한 상황에서 정치권이 가세하고 청와대까지 거들고 나서니 경제 대책인지, 코로나를 볼모로 한 총선 대책인지 가늠이 힘들다. 당장 9조 원의 긴급재난지원금이 소비를 떠받치는 데 효과가 있을지도 의문이지만, 무너진 생산과 투자에 대해선 언급조차 없다.

어차피 장기전을 각오해야 하는 코로나 사태 상황에서 기업 실물경제와 한번 해보자는 경제 의지까지 무너져 내리면 답이 없다. 고통을 겪는 취약계층과 소상공인 등에 대한 핀셋 지원은 당연히 필요하지만, 무너지는 경제 활력을 곧추세우는 일이 화급하다. 경제계가 호소하는 ‘규제 일시동결’을 비롯해 동원 가능한 모든 수단을 쏟아내야 한다.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6%대로 추락한다는 분석(노무라 증권)까지 나오는 마당에 정부가 정치논리에 휘둘려 돈 풀기에만 매달리는 것은 더 참혹한 재앙을 자초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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