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희 충남대 수의과대 교수가 지난 3월 17일 연구실에서 “아무리 과학이 발달해도 미지의 다른 수백 종의 바이러스가 오면 인류는 속수무책이 될 것”이라면서 “국민 안전과 국가 안보를 위해서라도 지금부터 바이러스 백신을 연구하는 젊은 과학자들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곽성호 기자
서상희 충남대 수의과대 교수가 지난 3월 17일 연구실에서 “아무리 과학이 발달해도 미지의 다른 수백 종의 바이러스가 오면 인류는 속수무책이 될 것”이라면서 “국민 안전과 국가 안보를 위해서라도 지금부터 바이러스 백신을 연구하는 젊은 과학자들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곽성호 기자
최근 연구·개발 상황

서상희(55) 충남대 수의과대 교수가 “오는 9월 상용화 목표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서 교수 연구팀은 실험용이긴 하지만 백신 항원을 확보해 코로나19 백신 상용화에 한발 다가선 상황이다. 병원성을 없앤 바이러스를 항원으로 만들어 인체에 투입하면 이를 감지하고 면역 기제를 발동하는 항체가 생긴다. 서 교수가 현재 도전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은 독감 백신과 마찬가지로 세포 배양을 통해 바이러스를 대거 확보하고 통째로 병원성을 없애는 방식이다. 바이러스를 해체한 후 부분을 조합하는 최신 백신 개발 기법도 있지만 아직 성공한 전례가 드물다. 이런 점에서 서 교수가 도전하고 있는 전통적인 백신 개발 방식의 성공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서 교수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꿈의 백신’으로 불리는 ‘생독’ 백신 개발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다. 바이러스를 죽여 병원성을 완전히 없앤 ‘사독’ 백신을 생산하려면 그만큼 재료가 많이 필요하다. 반면 살아 있는 바이러스로 항원을 만드는 생독 백신을 개발하면 적은 재료로 훨씬 많은 백신을 만들 수 있다.

그는 “현재와 같은 긴급 상황에서 사독 백신 방식으로 생산하면 인류 전체가 필요한 물량의 10분의 1도 감당하기 힘들다”면서 “대신 생독 백신 방식으로 개발하면 누구나 코에 뿌리는 손쉬운 스프레이 방식으로,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을 감당할 수 있는 물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 교수는 백신 개발 실험의 막바지 단계인 ‘공격 방어 실험’에 들어갈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관건은 형질 전환된 실험용 쥐 확보다. 일반 쥐는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는다. 열쇠에 해당하는 바이러스를 받아들이는 자물쇠 격인 수용체가 없다. 이 때문에 전(前) 임상시험 단계에서는 인간 수용체가 이식된 쥐에 항원을 투입해야 제대로 항체가 생기는지, 면역 기제가 작동하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안타깝게도 형질 전환 쥐는 오는 6월 말에나 실험실에 도착할 예정이다. 세계 최대 유전체 연구기관인 잭슨 랩에 인간의 코로나19 수용체를 그대로 이식받은 실험용 쥐 생산을 의뢰한 상황이다.

서 교수가 고병원성 바이러스 백신 개발을 위해 공격 방어 실험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하기 직전만 해도 서 교수는 같은 코로나 계열이면서도 치사율은 훨씬 높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백신 개발과 관련해 공격 방어 실험을 성공적으로 끝낸 직후였다. 그는 “현재는 긴급 상황을 맞고 있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모든 것을 쏟아붓고 있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코로나19와 메르스 백신 개발과 관련해 동시에 특허를 내고 논문을 발표하는 게 지상 목표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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