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희 교수는 누구

서상희 충남대 수의과대 교수는 젊고 건강한 감염자가 순식간에 중증에 이르는 역설적인 현상의 원인으로 ‘사이토카인 폭풍’ 개념을 학계에 처음 제시한 바이러스 면역학 전문가다.

‘국제독감바이러스학회’는 지난 2003년 바이러스 불모지인 한국에 적을 둔 서 교수에게 이례적으로 ‘젊은 과학자상’을 수여했다. 면역 과다 반응이 치명적인 인체 손상을 초래한다는 ‘사이토카인 폭풍’ 개념을 규명한 공로를 인정한 것이다.

사이토카인은 면역 신호를 담당하는 물질로, 과도하게 발생하면 과다 면역 기제를 발동시키게 된다. 당시 학계는 서 교수의 연구 결과에 대해 “바이러스 면역학의 지평을 넓힌 역발상적인 연구 결과”라고 평가했다. 다들 바이러스 공격에 대한 방어를 강화하는 데만 골몰하고 있던 시절에 오히려 과다 방어가 사람을 해친다는 새로운 차원의 개념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이 덕분에 젊고 건강한 사람이 순식간에 사망에 이르는 역설적인 현상을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서 교수는 “고병원성 바이러스의 경우에 주로 해당이 되는데, 방어 기제가 너무 세면 부작용이 역으로 커진다”면서 “폐렴이 심한 환자를 살리기 위해서 요즘에는 면역을 억제하는 약물을 투여한다”고 말했다.

“‘소침쟁이’ 하러 왔습니다.”

서 교수가 36년 전 대학 면접 때 수의학과를 지원한 이유가 뭔지를 묻는 교수의 질문에 답한 내용이다. 그는 경북 영천의 농가에서 태어났다. 당시에는 수의사를 소침쟁이라고 불렀다. 소를 키우던 부친은 그에게 “장래에 소침쟁이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하곤 했다.

돌아보면 84학번으로 경북대 수의학과에 입학한 그가 바이러스 연구에 평생을 걸게 된 계기가 됐다. 수의학과에 진학하면서 바이러스라는 당시만 해도 미지의 세계를 접하게 됐다. 세균실험실은 있었지만 바이러스 실험실은 국내 어디에도 없던 시절이었다. 세균은 현미경으로 볼 수 있지만, 바이러스는 보이지 않아 선진국만 연구하던 때였다.

“노력하면 길이 열린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어렵게 국비 장학생에 도전했고, 1992년 마침내 태어나서 처음으로 비행기를 탈 수 있게 됐다.

목적지는 미국 텍사스A&M대. 그는 ‘세포 면역학’으로 수의미생물학 박사 학위를 땄다. 서 교수는 “이때부터 코로나바이러스 연구를 시작했다”면서 “‘포스트 닥터’로 멤피스 세인트주드 아동병원에서 일하면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를 연구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곳에서 만난 은사가 세계적인 독감 바이러스 권위자인 로버트 웹스터 박사다. 서 교수는 멤피스 병원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생물안전3등급(BSL3) 연구 시설에서 일하면서 논문을 쓴 최초의 한국인이 됐다. 9년 만인 2002년 귀국해 강단에 서면서 바이러스 면역 연구에 매진해 오고 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

△1965년 경북 영천 출생 △경북대 수의학과 졸업 △텍사스A&M대 수의미생물학 박사(바이러스면역학) △멤피스 세인트주드 아동병원 포스트 닥터 △충남대 수의과대 교수 △국제독감바이러스학회 젊은 과학자상 △충남대 독감바이러스연구소 소장 △국가과학기술심의회 생명의료전문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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