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갤러리아 광교’
렘 콜하스, 석재로 모자이크
빛 관통하는 첫 백화점 화제
- ‘루이비통 메종 서울’
프랭크 게리, 韓 전통서 착안
화성·도포자락 형상 등 접목
- ‘JCC(재능문화센터)’
안도 다다오, ‘길’을 테마로
안팎의 경계 모두 없애 눈길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 수상자 도록을 펼치면 어느 작품이건 현대건축의 ‘도발적인 아름다움’으로 우리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 같은 건물이 도심에 들어서면 건물을 둘러싼 주변 풍경을 한순간에 바꿔놓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렇게 이야기하곤 한다. “건축은 도시의 표정을 결정짓는다.”
최근 경기 수원시 광교신도시에 문을 연 ‘갤러리아 광교’도 도시의 표정을 바꾼 건축물이다. 공사장에나 있을 법한 투박한 정육면체 돌덩이를 오색 섬광의 유리 비늘 뱀이 휘감고 있는 형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건축물’에 대한 통념을 깨뜨린다. ‘왜 백화점을 저렇게 지었을까’.
설계를 맡은 OMA는 프리츠커상 수상자인 렘 콜하스(Rem Koolhaas)가 이끄는 네덜란드 건축회사다. 그는 “내 작업의 아름다움은 ‘무작위성과 의외성’에 있다”고 주장해 왔다. 그래서 ‘건축계의 이단아’로도 불린다. 서울대 미술관과 삼성미술관 리움의 아동교육문화센터도 설계했다. 갤러리아 광교는 렘 콜하스가 직접 설계한 것은 아니다. OMA 소속 건축사인 크리스 반 듀인이 프로젝트를 이끌었고, 한국의 간삼건축사도 참여했다.
지상 12층인 건축물은 연면적 15만㎡, 영업면적 7만3000㎡에 이른다. ‘뱀’처럼 건물을 휘감은 유리 커튼월(칸막이 구실 바깥벽)은 1400여 장의 삼각형 문양이고, 암벽 커튼월은 14가지 종류의 화강석과 12만5000장의 석재로 모자이크 패턴화한 것이다. 이 같은 모양을 갤러리아 측은 ‘보석 박힌 암석’으로 표현하고 있다. 유리 커튼월은 에스컬레이터와 연결되는 ‘갤러리아 루프’를 형성, 유명 작가의 아트상품을 즐길 수 있는 ‘아트로드’, 발밑에서 천장까지 유리로 된 아찔한 ‘스카이브리지’ 등으로 연결된다.
갤러리아 광교는 ‘제품 진열’ 위주의 ‘창’이 없는 박스형 백화점에서 백화점 전 층에 자연광을 유입해 ‘빛이 관통하는 첫 번째 백화점’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국내 백화점 건축사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국내 건축설계 총괄인 건축가 원신희는 “백화점 위치가 산과 호수가 어우러지는 지점이어서 ‘자연과 도시의 만남’이 건축에 반영되기를 바랐고, OMA에서는 이를 보석이 반짝이는 ‘광산 단면’으로 설정했다”고 말했다.
김광현 서울대 건축학과 명예교수는 “건물로 브랜드를 만들려는 의욕이 강해 지나치게 특이한 형태가 주변 건물을 압도한다. 그러나 외부를 향한 공간 체험과 매장을 묶어 층별로 구분된 매장을 극복하고 소비공간을 상품화하면서 닫혀 있던 종래의 백화점을 탈피하고자 했다는 점은 흥미로운 논쟁거리”라고 말했다.
이처럼 세계적인 건축 거장들의 건축물이 서울에 들어선 것은 2000년대부터다. 라파엘 비뇰리(Rafael Vinoly)의 종로타워(1999)를 시작으로 마리오 보타(Mario Botta)의 강남 교보타워(2003), 벤 판 베르켈(Ben Van Berkel)이 LED조명으로 디자인한 압구정 갤러리아(2004), 자하 하디드(Zaha Hadid·1950~2016)의 DDP, 렌초 피아노(Renzo Piano)의 KT광화문신사옥 (2015), 데이비드 치퍼필드(David Chipperfield)의 용산 아모레퍼시픽 건물 등이 바로 그런 곳들이다. 국내 건축계에서는 “기업들이 자사 건축물이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을 경우 브랜드 가치 역시 상승한다는 사실에 주목, 빚어진 현상”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강남구 청담동에 ‘루이비통 메종 서울(Louis Vuitton Maison Seoul)’이 개관할 때에도 독특한 건물 모양이 큰 관심을 끌었다. 현대 건축의 거장 프랭크 게리(Frank Gehry)가 수원 화성, 도포 자락, 학의 날갯짓 등에서 영감을 받아 설계했다. 혜화동의 JCC(재능문화센터)는 안도 다다오가 ‘꿈과 개성, 철학이 담긴 100년 건물’을 목표로 만든 복합문화공간이다. ‘길’을 테마로 안팎 경계를 없애 소통을 강조했다.
사실 건축 거장들의 건물은 도심 숲 한가운데 대형 조형물과도 같다. 공공조형물 평론가인 이재언 씨는 “마치 거대한 조각작품이 도심 속에 설치된 것 같다. 건축작품들이 도시에 낭만과 개성, 꿈과 환상을 주고 있다”며 “조형적 완성도도 뛰어나 공공미술 작가들에게도 영감과 자극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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