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우산어린이재단 부산지역본부 직원(왼쪽 아래)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끼니를 챙기지 못하고 있는 지역 내 취약계층 아동들에게 전달할 ‘초록우산 투게더 박스’를 포장하고 있다. 재단의 식료품 지원과 방역물품을 전달받은 아동들이 후원자들에게 감사 편지(왼쪽·오른쪽 위)를 전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부산지역본부 직원(왼쪽 아래)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끼니를 챙기지 못하고 있는 지역 내 취약계층 아동들에게 전달할 ‘초록우산 투게더 박스’를 포장하고 있다. 재단의 식료품 지원과 방역물품을 전달받은 아동들이 후원자들에게 감사 편지(왼쪽·오른쪽 위)를 전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 부산지역 잇단 나눔의 손길

사실상 가장 역할 하던 한 엄마
코로나 경기침체로 일자리 잃어
재단서 석달간 月 100만원 지급

생계 절벽 내몰리는 아이들 대상
공기관·자영업자 등 온정 이어져
부산 5000여명 방역물품 등 받아


“신종 코로나바이스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갑자기 저의 일용직 일자리가 없어지고, 수입도, 모아둔 것도, 도움받을 곳도 전혀 없는 이 상황에서 제가 우리 가족 셋을 살려달라고 도움을 요청할 곳은 초록우산어린이재단뿐입니다.”

지난 3월 8일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부산지역본부에는 두 아이를 둔 한 엄마의 절절한 사연이 담긴 편지 한 통이 전달됐다. 4년 전 남편이 하반신 마비로 쓰러지면서 사실상 가장 역할을 해 왔다는 이 여성은 남편의 간병은 물론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를 앓고 있는 두 아들의 육아, 그리고 집안일까지 고군분투하며 하루하루를 살아왔다고 한다. 그런데 코로나19가 발목을 잡았다. 경기 침체로 일자리를 잃으면서 당장 초등학생인 두 아들의 끼니부터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주민센터와 구청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관련 공문이 내려오지 않아 당장 지원은 어렵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그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편지를 보내 “몸이 아픈 남편과 아이들을 두고 마스크도 한 장 구할 수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일자리를 찾아야 할지, 과연 찾을 수 있을지 막막하다”며 도움을 호소했다. 부산지역본부의 백윤서 과장은 “복지관을 이용했던 아동의 어머니로, 3년 전에도 재단에서 800만 원의 생계비를 지원한 바 있다”며 “코로나19 장기화로 당장 생계유지가 어려운 가정인 만큼 이번에도 매달 100만 원씩 3개월간 긴급생활비 지원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1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따르면 재단은 이처럼 코로나19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동들을 발굴해 긴급생활비를 지원하고 있다. 예상치 못한 감염병 확산으로 갑자기 부모가 일자리를 잃거나 수입이 줄어 생계를 이어가기조차 어려운 아동들이 늘어나면서다.

지역사회의 관심과 지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부산을 기반으로 한 공공기관부터 중소기업, 평범한 자영업자들까지 도움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 김 과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아동들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자발적으로 후원금을 보내주는 곳들이 급격히 늘었다”며 “대부분 부산에 계신 분들이어서 지역사회의 힘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3월 18일 기준 부산지역본부는 28곳의 기업 및 단체 등으로부터 총 3억2200만 원에 달하는 후원금 및 물품을 지원받았다. 최근에는 한 대만인이 한국인 지인을 통해 재단의 후원 프로그램 소식을 듣고, 미화 1000달러(약 120만 원)를 보내주기도 했다.

후원자들의 따뜻한 마음 덕에 현재까지 부산 지역 5000여 명의 아동이 방역 물품이나 간편식 등을 지원받게 됐다. 대부분은 부모가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면서 마스크나 손 소독제 같은 방역 물품을 구매하기 어렵고, 학교 휴업과 지역아동센터의 운영 중단으로 끼니를 챙기기 어려운 아이들이다. ‘방역 키트’를 전달받은 한 아동은 “집에 마스크가 다 떨어지고, 손 소독제가 없어 걱정했는데 후원자분들 덕분에 걱정이 사라지게 됐다”며 “후원자분들도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게 건강 관리 하시길 바라겠다”며 감사 편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동들을 지역별로 발굴해 생계비 지원을 계속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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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권리옹호 Child First’는 문화일보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공동기획으로 진행하는 연중캠페인입니다.
윤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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