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일부터 모든 입국자에 대한 2주일간 의무적 자가격리를 확대 시행하고 있다. 만시지탄이다. 중국 경유자에 대해 2월 1일 입국을 금지한 싱가포르는 3월 31일 기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단 3명이다. 2월 6일 입국을 금지한 대만 역시 사망자는 5명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16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늦었지만 입국자 방역 강화는 시행해야 한다.
그러나 여전히 의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정치적 선전을 위해 국민의 생명을 걸고 베팅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3월 31일 문 대통령의 발언을 보면 이러한 의문은 확신으로 바뀐다. 문 대통령은 화상 국무회의에서 국가 간 경제 교류의 필수적 흐름을 유지해야 한다는 우리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 주요 20개국(G20)의 입장으로 공식화됐다고 자화자찬했다. 그런데 이날까지 G20 중 14개 국가가 대한민국 국민의 입국을 금지했다. 같은 날 모든 외국인에 대한 입국 금지를 결정한 인도네시아까지 포함하면 15개 국가가 된다. 만일 문 대통령의 자화자찬이 사실이라면 대한민국 국민의 입국을 금지하는 G20 국가는 없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완전히 정반대다.
3월 26일 코로나19에 관한 G20 공동성명에는 국제 이동과 무역에 대한 불필요한 간섭을 피하자는 내용이 있다. 그러나 자국민의 생명 보호를 위한 방역 조치는 불필요한 제한일 수 없다. 다른 G20의 지도자들은 이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
그런데 문 대통령은 방역을 위한 외국인 입국 금지를 불필요한 제한으로 간주하는 것 같다. 고의인지 과실인지 알 수 없으나, 이는 완전히 잘못된 것이다. 검역법과 감염병예방법은 여러 방역 조치를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는 교통 차단, 집회의 제한 또는 금지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조치가 국민의 연대를 손상하고 배제하기 위한 것인가? 그렇지 않다. 그러면 경제 교류에 대한 불필요한 제한인가? 그렇지도 않다. 만일 그런 규정이라면 아예 입법될 수 없었을 것이다.
방역을 위한 외국인 입국 금지 역시 마찬가지다. 이는 국제적 연대를 훼손하려는 것이 아니다. 경제 교류를 불필요하게 차단하려는 것도 아니다. 이는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전파 방지를 위해서 일시적으로 필요한 조치일 뿐이다. 더구나 외국인 입국 금지를 시행해도 예외를 인정할 수 있다. 가령 필수적 경제 교류나 국제적 연대에 필요하다면 충분히 예외를 인정할 수 있다.
정부의 방역 조치를 국민의 기본권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탄식이 절로 나온다. 우선순위를 완전히 버렸기 때문이다. 정부는 가수 유승준 씨에 대해 무려 17년간 대한민국 입국을 금지했다. 외국인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만일 유 씨가 대한민국 국민이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중대한 기본권 침해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입국에 있어 내국인과 외국인의 법적 지위는 완전히 다르다.
3월 21일 정부는 종교시설, 실내 체육시설, 유흥시설에 대해 15일간 운영 중단을 권고했다. 말이 권고지 형사처벌과 손해배상에 대한 경고까지 더했다. 이처럼 자국민의 기본권에 대해 중대한 제한 조치를 한 정부가 외국인 입국자에 대해서는 여전히 문을 열어 놨다. 전 세계적으로 이런 정부는 찾아볼 수가 없다. 정치적 선전 목적 외에 이러한 불균형적 조치에 대한 이유를 찾기 어렵다.
왜 수많은 국가가 외국인에 대한 의무적 자가격리 대신에 입국을 금지하는 것일까? 추가로 유입되는 감염원 관리를 위해 귀중한 의료 자원을 허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자국민의 생명을 걸고 베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제1 조치는 감염원 차단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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