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임차인 갈등
전자화폐·상품권 등 지원에
‘현금 깡’ 통해 지하화 가능성
‘기업 투자 유인책 시급’ 지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지원대책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속속 발표되고 있지만, 벌써부터 부작용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지급기준도 정하지 못한 9조1000억 원 규모의 긴급재난지원금도 4·15 총선용 ‘포퓰리즘적’ 대증요법이란 지적과 함께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실정이다.
1일 소상공인 업계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하철 상가 임차인들을 위해 임대료 인하를 추진하고 있는 서울시 산하기관인 서울교통공사가 임차인들과 갈등을 겪고 있다. 공사 측은 2월부터 오는 7월까지의 임대료에 대해 50%를 감면해주는 혜택을 4월부터 시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임대료 인하 조건으로 ‘3기 이상 임대료를 연체한 임차인’의 경우 해당 월 임대료를 지원대상에서 제외할 방침이어서 갈등을 겪고 있다. 한 임차인은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생계가 어려울 정도의 심각한 상황에 놓였는데, 임대료 인하 기준에 연체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너무한 처사”라고 말했다. 공사 관계자는 “아직 공식 발표된 것이 아니며, 임대료 인하 계획을 최종 정리해 곧 발표할 것”이라고 구체적인 답변을 꺼렸다.
정부 주도로 진행되고 있는 ‘착한 임대료 운동’도 비슷한 처지다. 인하 운동에 동참하는 건물주와 그렇지 않은 건물주가 섞여 있다 보니 같은 시장 내에서도 혜택을 보는 상인과 그렇지 못한 상인으로 나뉘면서 불만이 쌓이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들이 소비 진작을 위해 전자화폐·지역 상품권으로 지급하기로 한 긴급재난지원금도 소위 ‘깡(할인 매매)’을 통해 지하화하거나 천문학적인 가계부채 때문에 부채 상환으로 전용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자영업자들을 대상으로 긴급 지원되는 초저금리 대출의 경우 금리가 연 1.5% 정도로 낮다 보니 주택담보대출 등의 ‘갈아타기용’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이를 두고 “긴급경영자금인 만큼 영업점 운영과 관련된 긴급한 비용 지출에만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과 “어차피 기존 대출금의 높은 이자를 내는 것도 자영업자들에게는 당장의 생계와 관련되기 때문에 문제없다”는 견해가 팽팽히 맞서 있다.
이상호 한국경제연구원 고용정책팀장은 “민간소비 진작을 위한 사실상의 현금살포는 재정부담만 확대하고 일본 사례에서 알 수 있듯 경제적 효과도 크지 않다”며 “현금화 개연성도 있어서 뿌린 만큼 소비로 연결되지 않고 빚 갚는 데 쓰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오준범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소비 위축을 저지할 대책으로 재난지원금을 활용하고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실업, 폐업이나 소득상 큰 손실을 본 대상에 재원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며 “기업의 미래를 위한 투자유인책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임대환·이민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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