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묘하게 제품 설명서 바꾸고
품질 테스트도 속성으로 처리
EU·美 규제 허점 틈타 활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글로벌 확산에 따른 마스크 수요가 폭증하면서 중국 내 마스크 업체들이 난립해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의 규제 허점을 노리고 수출 확대에 나서고 있다. 최근 중국산 마스크와 코로나19 진단키트 등의 품질 하자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돈 벌기에 급급한 중국 업체들의 편법·탈법 행위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1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이후 중국 마스크 제조업체들의 해외 수출이 급증하면서 글로벌 인증을 조기 획득하기 위한 편법 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들 업체는 제품 설명서를 바꾸거나 품질 테스트 절차를 속성으로 처리하는 방법으로 규제망을 빠져나가고 있다. 광둥(廣東)성 선전(深)에 있는 한 의료용 마스크 업체는 마스크 인증 신청서에 ‘의료용’ ‘수술용’ ‘수술’ 등의 표현을 삭제해 10일 만에 미국과 EU의 수입 승인을 얻은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과 EU에서 의료용 마스크의 인증 획득에는 보통 각각 6개월과 60일이 소요된다. 이 업체 관계자는 FT에 “우리는 미 식품의약국(FDA)이 만든 구멍을 이용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광둥 의료기기 관리협회 한 임원은 “어떤 중국 업체들은 더 많은 돈을 벌려고 기본적인 절차도 무시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이처럼 중국 업체들의 편법이 난무하면서 제품 하자 문제도 커지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올해 초보다 마스크 제품의 불량률이 2배 이상으로 높아졌다”고 말했다. 최근 네덜란드 정부는 중국에서 수입한 마스크 130만 개가 품질 기준에 미달해 리콜 조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 업체들의 마스크 품질 하자는 마스크 생산 경험이 없는 업체들까지 우후죽순으로 난립하면서 생긴 결과로 파악된다. 의류 제조업체에서 전자제품 업체까지 모두 9000여 개의 업체가 마스크 생산에 뛰어들었고, 이는 전체 생산 업체의 20% 정도에 달했다. 중국은 전 세계 의료용 마스크 수요의 절반 정도를 생산하고 있으며, 2월 말 이후 하루 생산량은 1억1600만 개에 달한다. 한편 중국 당국은 코로나19 통계와 관련 무증상 감염자 누락 우려를 반영해 1일부터 무증상 감염자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베이징 = 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
김충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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