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이번 선거는 유독 독특한 점이 많다.
먼저, 이번 선거는 코로나19 때문에 유세도 노래도 선거운동원들의 춤도 없는 선거가 될 것 같다. 좀 더 자세히 보면, 코로나19는 선거 분위기에만 악영향을 끼치는 것 같지 않다. 코로나19로 전 세계에 경제위기의 어두운 그림자가 급속히 드리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제위기도 선거에 일정 부분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정부는 급속히 악화하는 경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나섰지만, 이는 기껏해야 급한 불을 끄는 정도밖에 되지 못한다. 세계적 투자가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조차 최악의 경제위기를 걱정하고 있다는 사실만 봐도, 지금의 경제적 위기가 어느 정도인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그러므로 정부 차원의 긴급지원금도 1회에 그치지 않을 수 있는데, 정부도 이런 점을 충분히 고려했는지는 모르겠다. 또한, 정부가 긴급지원금을 주겠다고 했을 때, 생계에 위협을 느끼는 국민은 당연히 이를 반겼겠지만, 지원금을 당장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어떤 생각을 할 것인지도 문제다. 문재인 대통령은 5월 중순쯤 지급하겠다고 했는데, 일반 국민이 이를 어느 정도 이해하고 받아들일지는 아직 미지수라는 것이다. 즉, 기대가 실망으로 바뀔 수도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을 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따라, 정부에 대한 국민의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이런 경제적 상황에서 비롯되는 특징 말고도, 이번 선거에서 처음으로 18세에게 선거권이 주어졌다는 특징이 있다. 현재 만 18세 유권자는 약 53만 명 정도이고, 이 중 ‘교복 유권자’는 14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문제는, 이들 교복 유권자들에 대한 선거 교육이 거의 없었다는 데 있다. 코로나19 때문에 학교 수업도 제대로 안 되는 마당에, 선거 관련 교육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음은 당연하다.
그뿐만 아니라, 이들 교복 유권자가 얼마나 투표에 참여할지도 불투명하다. 미뤄진 개학 때문에 학습 부담이 평소보다 상당히 늘어날 수밖에 없을 뿐 아니라, 내신의 근거가 되는 고교 3학년 1학기 중간고사를 앞둔 상황에서, 이들 교복 유권자의 투표권 행사는 지극히 불투명하다. 또한, 새로운 선거법 ‘덕분’에 선거에 참여하는 정당의 수가 30개를 훌쩍 넘는다는 점도, 이번에 처음 투표권을 행사하는 이들에게는 상당한 혼란을 줄 것이다. 더구나 입시에 몰두하느라 정치에 관심을 두기가 어려웠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 같은 유사 당명에 상당히 혼란스러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게 모두 새로운 선거법 때문에 발생한 위성정당의 난립 때문인데, 아마도 현 경제적 위기 속에서 생존을 위해 싸워야 하는 다수의 유권자도 혼란스럽긴 마찬가지일 것이다. 선관위에서 보내는 선거 공보물도 거의 책 한 권 두께가 될 가능성이 있는 터에, 먹고 사는 게 어려운 일반 유권자들이 언제 시간을 내서 그런 홍보물을 검토할지도 미지수다. 더구나 투표장에 가서 50㎝ 가까운 긴 투표용지를 받아들고, 이 용지에 나열돼 있는 정당들을 현장에서 검토한다는 것도 무리다. 이래저래 대충 찍을 가능성이 큰 선거다.
선거는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는 중요한 계기지만, 선거법과 코로나19 때문에 깜깜이 선거가 될 수밖에 없는 현실에 직면했다. 하지만 희망은 저절로 오는 게 아니라, 만드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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