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한 남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장갑과 마스크에 투명한 비닐 봉투까지 뒤집어쓰고 시내를 걷고 있다. EPA 연합뉴스
2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한 남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장갑과 마스크에 투명한 비닐 봉투까지 뒤집어쓰고 시내를 걷고 있다. EPA 연합뉴스
“한국 방역 시스템 큰 효과”
스페인 ‘데이타코비드’ 운영
伊, 동선 추적위한 ‘앱’ 개발
獨선 관련법안 재추진 움직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신음하면서도 인권침해를 이유로 휴대전화 위치정보를 방역에 활용하는 방식을 주저하던 유럽 국가들이 태도를 속속 바꾸고 있다. 방역을 위한 위치정보 사용조차도 사생활·인권 침해라는 분위기가 강했는데 코로나19의 맹렬한 확산이라는 현실에 직면하자 정책을 급전환하는 기류다.

2일 라 나시온 등에 따르면 스페인 정부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을 차단하려고 발령한 전국의 이동제한령 감시를 위해 ‘데이타코비드’(DataCovid)라는 프로그램을 가동한다고 발표했다. 데이타코비드는 전국적인 이동제한령이 얼마나 잘 지켜지는지 감시하고 방역의 구멍을 찾아내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스페인 통계청(INE)은 이동통신사들로부터 받은 휴대전화 위치정보 데이터에서 개인정보를 제거해 익명화한 뒤 이를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의 기초자료로 사용할 방침이다. 앞서 코로나19 최대 피해국인 이탈리아도 한국 방식의 코로나19 감염자 등의 동선 추적을 위한 스마트폰 앱 개발에 착수했다. 파올라 피사노 이탈리아 기술혁신부 장관은 지난 3월 31일 각 분야 기술 전문가 74명으로 구성된 코로나19 위기 대응 전담팀에서 정보기술(IT)을 활용해 방역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한 번 관련 법안 제정에 실패했던 독일도 다시 추진하려는 분위기다. 독일 정부는 개인정보 침해 논란을 고려해 애초 보건부의 위치추적 방식과는 다른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시민이 정부가 만든 앱을 내려받으면 최대한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무작위로 아이디가 생성되도록 하고, 같은 앱을 설치한 시민과 접촉할 경우 블루투스를 통해 서로의 아이디를 저장하도록 했다.

법무부는 “앱 설치에 강제성이 없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독일 정부는 최근 한국 정부 측에도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휴대전화 활용 방식을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슈테펜 자이베르트 총리실 대변인은 지난 3월 30일 정례 공동기자회견에서 이런 방식의 휴대전화 정보 활용계획을 밝히면서 “코로나19 대응의 사회적 제한 조치를 완화하기 위한 핵심적 요소”라고 설명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도 지난 1일 취재진을 상대로 “앱이 접촉자를 추적하는 데 성공적으로 테스트 되면 시민들에게 추천하겠다”며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도 주간지 르푸앙이 2일 자 특집 기사에서 한국의 코로나19 대처를 집중 조명하면서 “한국의 자가격리 앱 등 방역 시스템이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며 서방 국가들이 인권 보호를 포기하더라도 이를 수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
박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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