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업계 “믿을건 내수뿐”
국내 정유 4사 대규모 손실
“1분기 2兆 넘게 적자” 전망
4월 국제선 여객 96% 급감
“유동성위기 기업 지원 시급”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으로 글로벌 공급망과 수요가 한꺼번에 무너지면서 국내 자동차, 정유·석유화학, 항공 등 핵심 산업이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정유업계와 항공업계의 추락 속도는 더 가파르다. 자동차도 사실상 수출 회복 기대를 접은 채 내수에 ‘올인’하는 형국이다. 국내 산업계 회생을 위해 정부가 조속히 특단의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배경이다. 경제전문가들은 “머뭇거리다가 기업을 살릴 ‘골든 타임’마저 놓칠 수 있다. 정부가 긴급 자금 및 세제지원 등 과감한 조치를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영향으로 정유·화학 업계는 비상경영 체제를 가동 중이다. 지난달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 대에서 20달러대로 주저앉으면서, 기존 비싸게 샀던 원유 가치가 떨어져 재고평가손실을 대규모로 떠안았다. 기름 소비가 줄어 재고도 쌓일 대로 쌓여있다. 증권사들은 1분기 국내 정유 4사의 영업손실이 2조 원을 넘어서고 2분기에도 적자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완성차 5사는 코로나19의 미국·유럽 확산이 본격화하면서 3월 판매량이 일제히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었다. 그나마 내수가 버팀목이 된 것은 주력 신차들이 본격 판매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2분기 신차 라인업의 중량감은 1분기에 미치지 못한다. 현대차 신형 아반떼가 7일 출시되지만, 이미 지난달 25일부터 사전계약을 받는 모델이다. 기아차 신형 카니발은 출시가 하반기로 늦춰질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1분기에 나온 신차 판매에 집중하며 2분기를 버텨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항공업계는 고사 위기에 몰려 신음하고 있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 공항별 노선별 수송실적을 보면 지난 1∼5일 국제선 여객 수(출발·도착 포함)는 3만650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16만4336명)보다 96.86%나 급감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분석결과, 대한항공은 올해 1분기 198억 원, 아시아나항공은 898억 원의 적자를 각각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계 관계자는 “항공업계가 어려움을 타개하려면 미국, 대만, 독일, 영국 등의 항공업계 자금 지원에서 알 수 있듯 추가적이고 전폭적인 정부 지원이 필수”라고 말했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사태로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부정적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예상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경기 급랭을 방지하기 위해 상반기에 재정 집행률 제고, 추가경정예산의 신속한 집행 등을 서둘러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코로나19로 유동성 위기를 겪는 기업을 선별해 신속히 지원하고, 정부 기존 정책 중 부작용이 컸던 노동 분야 정책 등도 이번 기회에 수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곽선미·김성훈·권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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