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 공수처 설치

공수처장 인사권 靑서 행사땐
권력형 비리 수사 차질 불가피

수사착수전 사건인지 통보의무
檢, 공수처 산하기관으로 전락
영장청구권 놓고도 위헌 논란
진보장기집권 전략무기화 우려


여권이 4·15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장악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면서 공수처가 ‘진보진영 장기집권의 전략무기’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범여권 비례정당을 교섭단체로 만들어 공수처장 야당 추천 몫 2명 중 1명까지 가져올 계획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사실상 문재인 대통령이 입맛에 맞는 공수처장을 임명할 것으로 관측된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대통령이 사실상 공수처장 인사권을 휘둘러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등 이른바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가 사실상 끝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열린민주당 비례대표 2번)을 비롯한 여권 인사들은 윤석열 검찰총장을 ‘공수처 수사대상 1호’로 지목하면서 정치보복을 노골화하고 있다. 검찰의 기소독점권이 65년 만에 깨지는 등 형사사법 체계에 닥칠 일대 변화를 앞두고 대검찰청과 법무부, 공수처 설립준비단 모두 관련 법령 정비에 분주한 가운데 곳곳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살아 있는 권력 수사’의 실종 = 무엇보다 전문가들은 공수처에 대한 대통령의 인사권과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과 같은 권력형 수사에 대한 무마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는 점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공수처 설치법에 따르면 공수처장은 법무부 장관과 법원행정처장, 대한변호사협회장, 정당 교섭단체(여권) 추천자 2명과 이외(야권) 교섭단체 추천자 2명 등 총 7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후보추천위원회에서 6명 이상이 찬성한 후보자 2명을 최종 추천하면 대통령이 이 중 1명을 선택하고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한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만약 공수처장이 임명권자인 대통령 의중에 따라 특정 성향에 치우친 공수처 구성원들을 선발하기 시작하면 그 시점부터는 더 이상 막을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미 야당은 공수처의 정치적 편향성을 우려하며 “차라리 공수처장을 공석으로 두겠다”고 맞서고 있지만, 여당은 여권 비례정당을 교섭단체로 만들어 야당 몫 추천 위원 1명까지 가져오겠다고 장담하고 있는 상황이다.

◇검찰 공수처 산하기관으로 전락 가능성 = 전문가들은 ‘검·경 등이 수사 착수 단계에서부터 공수처에 사건인지 사실을 통보해야 한다’는 공수처법 제24조 2항을 공수처법의 대표적 독소조항으로 지적했다. 공수처의 범죄 수사와 중복되는 수사를 다른 수사기관에서 하는 경우 공수처장이 수사의 진행 정도와 공정성 논란 등에 비춰 공수처에서 수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되면 이첩을 요청할 수 있고 해당 수사기관은 이에 응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법안에서 말하는 ‘공수처에서 수사하는 것이 적절한 사건’이 과연 무엇을 지칭하는지를 두고도 아직 별다른 기준조차 없는 상태다. 아직 명확한 ‘교통정리’조차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김한규 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은 이와 관련, “검찰이 공수처의 산하기관도 아니고 검찰 역시 검찰청법에 따라 일정 범위의 범죄에 대한 직접 수사권이 있는데 정치 논리를 앞세워 공수처가 입맛에 맞게 사건을 가져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사건을 두고 검찰과 공수처 사이에서 이리저리 오가는 ‘핑퐁게임’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즉, 공수처에서 수사권만 있고 직접 기소권이 없는 사건을 맡았을 때 검찰이나 경찰이 처음 수사를 개시한 사건을 중간에 공수처가 이첩받아 재차 수사한 뒤 또다시 이를 검찰로 넘겨 검찰이 기소 여부를 판단하는 경우까지 나타날 수 있다.

◇좌파 변호사들의 ‘공수처 검사화’= 헌법에 명시된 검사의 영장청구권이 공수처 검사에게도 인정되는지를 두고도 법조계에서는 저마다 엇갈린 해석을 내놓고 있다. 헌법 제12조에 따르면 영장청구권은 검사의 고유 권한이다. 미래통합당은 이와 관련해 “공수처법에는 영장 신청에 관한 규정이 없다”며 “적법한 절차에 따라 영장을 청구하고 강제 수사를 해야 한다는 헌법상 원칙에 위배돼 국민의 기본권과 검찰의 수사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대검찰청 역시 진보진영 시민단체 출신 변호사가 대거 진출할 것으로 보이는 공수처 소속 수사 관계자가 별도로 영장을 청구하는 것이 헌법과 법률에 있어 적절한 것인지에 대해서 보다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성우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공수처법에는 헌법에 보장된 검사의 기소권과 영장청구권을 침해하는 요소가 곳곳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희권·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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