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강화 입안했던 이낙연
총선 앞두고 완화 필요성 언급
文정부 주택정책 실효성 의문
특정지역과 高價주택 겨냥은
풍선효과에다 실수요자 피해
보유세 높이려면 法개정 필요
최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종합부동산세가 고통이라는 하소연에 일리가 있다며 완화 필요성을 언급했다. 1가구 1주택자나 실소유자, 뾰족한 소득이 없는 경우엔 현실적인 고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종부세 강화는 정부·여당이 강력히 추진해 왔고, 당시 국무총리로서 관련 법령을 의결했다는 점에서 개편을 요구하는 현장 목소리가 그만큼 강하다는 방증이다.
9·13 부동산 종합대책이나 12·16 대책 등을 통해 세율 인상과 공시가 현실화율 인상 등 종부세를 대폭 강화하는 조치들이 이뤄졌다. 서울, 특히 강남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폭등함에 따라 정부는 양도소득세 강화와 대출 규제 등과 함께 종부세를 크게 강화했다. 부동산 투기가 지나치게 집값을 올려 주거 안정을 해치는 등 사회적인 해악을 끼치므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투기를 막겠다는 것이다. 또한, 강남 등 특정 지역과 고가(高價) 주택을 중심으로 이뤄진 집값 상승에 따른 불로소득은 과세를 통해 회수하는 게 공평하다는 인식도 작용했다.
종부세를 대폭 강화하는 정책이 과연 부동산 투기 억제와 주택가격 안정에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더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그러나 보편적인 보유세 인상이 아니라, 일부 고가 주택만을 대상으로 하는 종부세 강화는 풍선효과를 통해 다른 주택으로 수요를 이전시키므로 그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다. 강남 3구에서 빠져나간 주택 투자가 마용성(마포·용산·성동)을 넘어 수용성(수원·용인·성남), 그리고 더 넓은 수도권 지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투기를 억제하기보다는 실수요자 등에 대한 과도한 세 부담 인상으로 이어짐으로써 공시가에 대한 집단 민원 등의 반발이 나타나는 것이다. 투기 억제와 집값 안정을 위해서는 특정 대상에 집중된 과세 강화보다는 전체적인 보유 과세 강화라는 측면에서 대안이 모색돼야 한다.
또한, 정책의 시각을 부동산 시장뿐만 아니라 전체 자산시장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주택시장은 전체적인 자산 투자의 변화, 부동자금의 움직임이나 이자율 등의 거시적인 변화에 밀접하게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다른 나라들에 비해 가구 자산에서 부동산이 점하는 비중이 매우 크고, 대다수 가구에서 주택은 가장 중요한 자산 항목이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세계적 경기침체 우려로 주식시장이 대폭 하락과 상승을 반복하는 상황에서 많은 신규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흘러들고 있다. 주택시장이 최근 들어 하향 안정세를 유지하는 것은, 강도 높은 부동산 대책의 영향과 함께 개인 투자자들이 지난 한 달 동안 11조 원 이상의 주식을 순매수하는 등의 대규모 자산 이동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유동자금이 투기적 용도가 아니라, 경제발전에 이바지하는 방향으로 투자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은 정부의 중요한 역할이다. 가구의 자산 선택이란 관점에서 부동산 비중을 낮추고 유망한 기업에 대한 투자 등을 높일 수 있는 정책 대안이 마련돼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성장 가능성이 큰 산업 분야에서 기업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활발하게 투자가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 동시에 금융산업의 투명성과 금융 소비자에 대한 정부의 보호 노력도 한층 더 강화돼야 한다.
고가 주택에 대한 과세를 강화해 공평 과세를 실현하는 것도 종부세를 대폭 강화하는 이유 중 하나로 인식된다. 12·16 대책에서는 공시가 현실화율을 고가 주택을 중심으로 우선적으로 높이도록 했는데, 시세가 높아짐에 따라 현실화율도 높아지게 했다. 그러나 공시가격은 종부세 계산에서 과세표준을 결정하는 핵심 요건에 해당하는 것으로, 이를 법률로 정하지 않고 정책적으로 차등 적용하는 것은 조세법률주의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 또한, 이미 세법이 공평한 것으로 설정하고 있는 수직적 부담 구조를 임의로 바꾸는 것으로, 오히려 그 자체가 불공평을 일으킨다. 만약 고가 주택에 대해 더 무거운 과세가 필요하다면 그것은 법률에 따른 세율 개정 등을 통해 추진해야 한다.
주택가격의 안정을 통해 모든 국민이 적정한 주거 서비스를 누릴 수 있어야 하는 것은 국가가 해야 하는 큰 정책 과제 중 하나다. 그러나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정책 수단들이 경제적 왜곡을 초래하거나 또 다른 불공평이 초래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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