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② 脫원전

우리나라 사용중인 가압수型
인명 피해 · 환경 파괴 등 없고
수소 폭발 가능성도 없어 안전

두산重, 신한울 3 · 4호기 중단
유동성 위기로 1조원 긴급지원
韓電 역시 2년 연속 적자 허덕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한 지 한 달여 남짓한 지난 2017년 6월 19일, ‘고리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 기념사’를 통해 사실상 ‘탈(脫)원전’을 선언했다. “탈원전과 함께 미래 에너지 시대를 열겠다”던 공언대로 이번 정부는 7000억 원을 들여 고친 월성 1호기를 조기 폐쇄하는 등 원전 감축에 주력했다. 2년 10개월여의 시간이 흐른 지금 정부 주장처럼 원전이 과연 위험한 발전 방식인지, 탈원전 정책과 원전 생태계 붕괴 조짐은 연관성이 없는지에 대한 논란은 끊이질 않고 있다.

◇원자력 발전 위험 요인의 실체 = 원전에 대해 사람들이 느끼는 공포심은 통상 ‘폭발’과 ‘방사선 유출’에서 비롯된다. 1986년 옛 소련의 체르노빌과 2011년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의 각인 효과가 컸다.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나라 원전과 같은 종류의 원전인 가압수형(加壓水型·Pressurized Water Reactor)은 지금까지 인명 피해나 환경 파괴 전례가 없다.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모두 비등수형(沸騰水型·Boiling Water Reactor)으로 종류가 다른 원전이다. 핵분열 시 나온 물을 직접 증기로 만들어 터빈을 돌리는 비등수형과 달리 가압수형은 내부에 열교환기를 설치, 방사선이 걸러진 깨끗한 물로 터빈을 돌리는 만큼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단, 원전 자체는 강철판 등 여러 겹으로 된 콘크리트 구조물인 ‘격납용기’로 둘러싸여 있다. 웬만한 지진, 비행기 추락, 미사일 공격에도 무너지지 않도록 설계돼 있다. 방사선이 흘러나오더라도 격납용기가 멀쩡하다면 외부로 새어 나가지 않기 때문에 사람이나 자연에 해를 미치지 않는데, 격납용기는 파괴될 위험이 적다는 것이다.

문제는 격납용기를 날려버릴 정도의 위력을 지닌 수소폭발 가능성이다. 핵연료를 감싸는 물질은 온도가 올라가면 수소를 발생시키고, 일정 조건에서 산소와 만나 폭발해 버릴 수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대표적이다. 그런데 가압수형은 수소 폭발이 일어나지 않는 구조로, 수소에 불을 붙일 만큼의 산소가 나오지 않고 수소와 만나 물이 돼 버린다.

◇유동성 위기·인력 유출 등 원전 산업 ‘쑥대밭’ = 정부는 탈원전 정책으로 원전 산업 자체가 무너지고 있다는 점을 부인한다. 정작 현장의 목소리는 다르다. 국내 굴지의 원전기업인 두산중공업은 유동성 위기로 지난달 말 정부로부터 1조 원에 달하는 긴급자금을 수혈받기로 했다. 두산중공업은 신한울 3·4호기 건설 중단 등으로 수주에 많은 어려움을 겪어 왔다. ‘병 주고 약 준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국내 제1의 에너지 공기업인 한국전력은 2018∼2019년 2년 연속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한국원자력학회 조사에 따르면 서울대 원자력 전공자 취업현황은 2017년 51.7%에서 2018년 32.2%로 감소했다.

수출 전선에도 비상이 걸렸다. 한국은 자력으로 개발한 차세대 한국형 원전 ‘APR 1400’ 모델을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에 4기나 수출하는 성과를 올렸다. 하지만 탈원전 추진으로 더 이상의 기대는 어렵게 됐다. 실제 UAE 이후 추가 수출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전력수급 불안요인 산재 = 정부는 2017년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통해 원전 비중을 30%에서 2030년 24% 수준으로 낮추고, 6%인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같은 기간 20%까지 늘리기로 했다. 문제는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하는 비용이 원전에 비해 많이 든다는 점이다. 2018년 기준 전력 1㎾h 생산에 드는 단가는 원전이 62.1원인 데 반해 태양광은 100.3원, 풍력은 106.3원, LNG는 121원이다. 태양광, 풍력 등의 경우 보조금을 합하면 비용은 더 올라간다. 신재생에너지가 보급 확대 초기 단계다 보니 환경 훼손, 주민 반발, 잦은 사고, 중국산 같은 저가 부품 공세 등 불안 요인이 산재해 있는 점도 우려스럽다.

김명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정치적 구호로 탄생한 탈원전 정책은 실제 이득을 얻지 못했고 총선을 앞둔 현재 여전히 불필요하게 정치 쟁점화하고 있다”며 “원전 축소의 대체로 제안된 게 태양광, 풍력인데 국내 전력 수요를 감당할 수 있다는 정부의 무책임한 호언과 달리 주민 반발, 보조금 축소 반대 시위 등으로 현실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수진·권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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