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결정 후 열린 정부 대책회의에서 ‘탈원전 정책으로 한국수력원자력에 큰 손실이 났다’는 비판을 막기 위한 논리를 개발하기로 했다는 보도(문화일보 4월 6일 자 1·2면 보도)는 충격적이다. 탈원전 정책의 폐해를 덮으려는 정부 차원의 조직적 조작(造作)·은폐 시도 의혹이 문건으로 확인된 셈이기 때문이다.

대책회의 문건에 따르면, 한수원 이사회가 월성 1호기 조기폐쇄를 결정한 지 한 달 만인 2018년 7월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수원은 대책회의를 했다. 이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탈원전으로 한수원이 적자 봤다는 주장이 나올 걸로 보인다”며 “(5600억 원 손실이 난) 월성 1호기 건이 가장 민감하다”고 말했다. 산업부 국장은 “탈원전 정책으로 한수원 적자가 발생한 게 아니라는 논리를 개발, 토론해야 한다”는 말도 했다고 한다. 실제로 2018년 2분기 한수원은 433억 원 영업이익을 내고도, 사상 최대 손실(6134억 원)을 냈다. 산업부는 “월성 1호기 폐쇄로 감가상각비가 일괄 반영돼 이를 국회·언론 등에 오해 소지 없이 전달하려던 목적”이라고 해명했지만, 상식 차원에서만 봐도 이런 지침은 탈원전과 한수원 적자의 ‘연결고리’를 끊으려는 의도임이 분명하다.

탈원전 정책이 한수원 손실을 증폭시킨 현실을 덮으려는 정황은 한두 개가 아니다. 한수원은 월성 1호기 운영에 따른 이익 추계를 3707억 원에서 224억 원으로 낮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감사원은 국회법을 어겨가면서까지 감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아 시민단체가 검찰에 고발하기에 이르렀다. 세계 최고 원전 설비업체인 두산중공업은 파산 위기에 처하고, 원전 대신 키운다는 태양광의 핵심부품은 중국이 싹쓸이하는 기막힌 일이 벌어진다. 이런 사실만으로도 탈원전은 국민에 대한 반역 수준인데, 이런 폐해를 덮으려는 조직적 모의까지 있었다면 명백히 국기(國基)를 흔드는 범죄다. 엄정한 규명과 처벌이 언젠가 이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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