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기와 성 / 리하르트 폰크라프트에빙 지음, 홍문우 옮김 / 파람북

오스트리아 빈대 신경정신과 교수이자 성 정신병리학자인 저자가 1886년에 집필한 이래, 지금까지도 정신의학과 심리학의 고전으로 꼽히는 저작이다. 우울증, 히스테리, 사디즘, 마조히즘, 동성애, 성 도착 등 성과 성 이상을 분석한 책으로 국내에 처음 번역됐다. 지크문트 프로이트, 카를 융 등 현대 정신의학자들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저자는 성생활은 개인과 사회가 살아남는 데 필수 요소이지만, 그 막강한 위력은 위험하게 퇴화하거나 크나큰 사악을 낳을 수도 있다고 진단한다. 사랑이 고삐 풀리면 모든 것을 태우고 재로 만들며 명예, 재산, 건강 등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구렁텅이가 된다는 것이다.

책은 성도착증의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하면서도 단순 나열에 그치지 않고 심리적이고 인문주의적 분석을 시도한다. 이와 함께 이들 환자 또는 환자로 의심받던 사람들이 얼마나 심각한 사회적 편견을 겪는지 경고하며 이들 소수자를 ‘인권’의 관점에서 볼 것을 주장한다. 전문서이면서도 관련 환자와 가족 등이 열렬히 탐독한 베스트셀러였다.

헤테로 섹스, 사디즘, 마조히즘, 호모 섹슈얼, 헤테로 섹슈얼, 페티시즘 같은 용어를 처음 쓴 것으로도 유명하다. 607쪽, 2만9800원.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최현미

최현미 논설위원

문화일보 /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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