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빈 공범 “네 탓” 진술 반복
‘붓다’ 사회복무요원 강씨 밀고
경찰이 텔레그램 ‘n번방’ 혹은 이와 유사한 대화방 등 디지털 성범죄와 관련해 지금까지 총 274건에서 221명을 검거해 32명을 구속했다고 9일 밝혔다. 텔레그램에 이어 또 다른 주요 성착취 영상물 유포공간으로 지목된 채팅 메신저 ‘디스코드’에는 성착취 영상물 유포가 의심되는 채널이 114개에 달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경찰청 디지털성범죄특별수사본부는 기자간담회에서 지금까지 검거된 221명 가운데 채널 운영자는 57명, 영상물 유포자는 64명, 소지자는 100명이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총 274건의 관련 수사 사건 중 34건은 검찰에 송치했으며 성착취물 제작·유포 3건, 재유포 10건을 포함해 아직 240건을 수사 중이다.
특히 텔레그램에 이어 또 다른 주요 성착취 영상물 유포공간으로 떠오르고 있는 디스코드에서 범행이 의심되는 채널이 114개에 달하며, 경찰은 이 가운데 5개 채널을 폐쇄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경찰은 ‘2차 피해 논란’을 낳고 있는 ‘주홍글씨’ 등 자경단에 대해서도 책임수사관서를 지정해 수사 중이다.
경찰은 이번 가해자들의 유형을 크게 제작·유포, 재유포, 단순유포, 기타 디지털성범죄 등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경찰 관계자는 “제작·유포한 유형이 ‘박사방’과 같이 가장 조직적이고 악랄한 유형”이라며 “여기서 생산된 불법영상을 조직적으로 퍼뜨린 경우가 재유포 유형이며 이 두 가지 유형이 국민적 공분을 가장 크게 불러온 성범죄 유형”이라고 말했다.
한편 성착취 동영상을 제작·유포한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4·구속) 및 공범들은 함께 범행을 저지르던 당시와 달리 수사망이 좁혀오자 서로 자중지란하다 경찰에 덜미를 잡힌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서로 간 배신을 일삼으며 경찰 진술과정에서 “네 탓”을 반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범죄조직의 형태는 띠었지만, 실제로는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어 유대감이 낮다는 분석이다.
이날 조주빈과 함께 ‘박사방’ 참가자들을 모집하고 자금을 관리하는 출금책 역할을 해온 핵심 공범 ‘붓다’에 대한 구속영장심사가 열렸다. 붓다는 조주빈의 오른팔 역할을 했던 사회복무요원 강모(24·구속기소) 씨를 밀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주빈은 지난 2월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붓다가) 상황이 심각해지니까 통수(뒤통수)치고 니들(경찰)한테 협조하는 것처럼 예정된 날에 강00가 돈을 두고 오는 걸 덮쳐서 잡은 거”라고 썼다. 조주빈과 붓다는 한때 신뢰가 두터운 관계였으나 붓다가 조주빈의 범죄수익금 1500여만 원을 들고 잠적하면서 소원해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작 조주빈 역시 강 씨에게 사기행각을 벌이기도 했다. 조주빈은 강 씨로부터 30대 여성 A 씨의 딸을 살해해달라는 청탁을 받았지만, 실제로는 실행 의지 없이 돈만 챙기려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조주빈이 강 씨로부터 400만 원만 받아 챙기고 실제 청부살해는 실행할 의지가 없었던 것으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조주빈의 공범으로 지목된 3인방 중 아직까지 검거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사마귀’ 역시 발뺌 중이다.
송유근 기자 6silver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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