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들어 매일 500명씩 감염
14만건 검사에 확진 6000명
“기하급수적 증가 시간 문제”

경제 충격·식량난 심화에도
모디 “전례없는 조치 취해야”


인구 14억 명에 달하는 인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상황이 심상치 않다.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적어 ‘청정 지역’으로 불렸지만 4월 들어 매일 500여 명이 감염돼 순식간에 확진자가 6000명에 육박하고 있다. 3주간의 전국 봉쇄령 완화를 검토하던 인도 정부는 8일 긴급 지도자 회의를 열어 봉쇄 연장으로 선회했다. 인도발 코로나19 시한폭탄이 째깍거리고 있다는 관측이다. 미국의 공중보건 전문가 라마난 랙스미나이얀이 “앞으로 3억 명에 가까운 인도인이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고 경고한 상황이다.

월드오미터 집계에 따르면, 인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9일 현재 5916명(누적 사망 178명)이다. 7일 하루에만 573명이 늘었다. 전국 봉쇄령을 내린 지난달 24일까지만 해도 인도의 확진자 수는 562명에 불과했다가 4월 들어 환자 수가 급격히 늘기 시작했다. 이달 1일 601명, 2일 545명, 3일 516명, 4일 529명, 5일 701명, 6일 489명을 기록했다. 지금까지 인도에선 14만 건의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했을 뿐인데 감염자 수가 6000명에 달했다.

인도 정부는 수일 내로 검사 건수를 대폭 늘릴 계획이다. 그만큼 확진자 수가 급증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인도의료연구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환자가 급증하는) 최악의 경우 하루 10만 건의 테스트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상당수 전문가는 의료 인프라, ‘사회적 거리 두기’가 어려운 인도에서 확진자의 기하급수적 증가는 시간 문제라고 보고 있다.

인도 정부가 경제 타격이 심각한 점을 고려해 오는 14일 예정대로 3주간의 봉쇄령을 풀 예정이었다가 없던 일로 하고 연장을 결정했다는 점도 최근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타임스오브인디아에 따르면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8일 원내 지도자들과의 비공개회의에서 “현재로는 봉쇄령을 해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모디 총리의 발언은 당시 회의에서 녹음된 음성 파일이 유출되면서 대중에 알려졌다. 모디 총리는 이 자리에서 “우리는 국가 비상사태와 같은 상황을 지나고 있다. 때때로 전례 없는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 더 강경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도가 ‘전국 봉쇄’라는 초강수를 두고서도 더 강경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시사한 셈이다. 13억8000여만 명의 인구가 집 밖을 나가선 안 되고 어기면 1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는 3주간 봉쇄령은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강경책이다. 전국 봉쇄령으로 인한 경제 충격은 이미 인도 전역에서 현실화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대부분 수작업으로 이뤄지는 식량 생산 배달 판매망이 봉쇄령 이후 붕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령 밀 수확이 시작된 인도 곡창 지대에선 노동자들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한 식료품 사장은 “유통업체들이 물건 배달을 중단했다. 내가 직접 창고에서 가져와야 한다”고 토로했다. 인도 식료품 상점에선 달걀이나 식용유, 요구르트 등이 품귀 현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
김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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