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과 같은 효과 세계 첫 입증
한달 걸리던 것 하루만에 퇴원
다혈관 관동맥 질환서도 성과
환자들 고통 줄이는 연구 계속
“환자들의 고통을 줄여 주고, 짧은 시간에 정상 생활에 복귀하도록 도와주는 것만으로도 큰 보람을 느낍니다.”
울산대 의대 박승정(66·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사진) 울산대 석좌교수가 좌주간부 관상동맥 질환자에게 스텐트 시술이 수술과 같은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입증한 공로를 인정받아 호암재단이 수여하는 ‘2020 호암상 의학상’ 수상자로 8일 선정됐다. 심장을 둘러싸고 있는 세 가닥의 관상동맥이 갈라지는 입구인 좌주간부는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이 생기면 다른 관상 동맥보다 위험해 ‘레프트 메인’이라고 불릴 정도로 중요한 부위다. 20년 전만 해도 이곳에 문제가 생길 경우 가슴을 절개해 새로운 혈관을 잇는 관상동맥 우회 수술로만 치료했다.
박 교수는 1994년부터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가장 앞서 좌주간부 관상동맥 협착증 환자에게 수술이 아닌 스텐트 시술을 도입했다. 이어 2008년에는 그동안의 시술 결과 등을 토대로 좌주간부 관상동맥 협착환자에게 수술 없이 스텐트 시술을 하는 것이 효과적임을 알리는 논문을 세계 최초로 발표했다. 지난달 30일에는 심장내과 박덕우·안정민 교수 등과 함께 ‘좌주간부 질환에서 스텐트 치료를 잘하면 10년이 지나도 과거 표준치료였던 관상동맥 우회 수술과 동일한 결과를 보인다’는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박 교수팀의 이런 연구는 좌주간부 협착 환자에 대한 세계적 치료 표준을 수술에서 스텐트 시술로 바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교수는 “좌주간부 협착 환자가 수술을 받을 경우 10일가량 병원에 입원하고, 정상생활에 복귀하기까지는 한 달이 넘게 걸리지만, 스텐트 시술을 할 경우 1~2 일만 있으면 곧바로 정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환자들에게는 획기적인 치료법”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외에도 좌주간부 협착과 함께 난치성 질환으로 알려진 다혈관 관동맥 질환에서의 스텐트 시술의 효과를 증명한 연구결과도 내놓았으며, 관상동맥이 완전히 폐쇄돼 장시간 경과한 환자에게 혈관 재개통이 이로운 효과가 있다는 연구 성과도 거뒀다. 이와 함께 관상동맥 중재 시술 분야의 교육 프로그램과 학회를 조직, 그의 지식과 경험을 전파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1996년 아시아 최고의 관상동맥 학회인 ‘TCT-Asia’를 설립, 해마다 학술대회를 열고 있다.
박 교수는 “전통 있고 저명한 호암재단에서 상을 받게 돼 영광스럽다”며 “앞으로도 심장질환 환자들의 고통과 불편을 최소화하는 연구를 지속적으로 벌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호암상은 이병철 창업주의 뜻을 기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1990년 제정한 상이다. 수상자에게는 각각 상장과 메달, 상금 3억 원이 수여된다. 올해까지 모두 153명의 수상자가 274억 원의 상금을 받았다.
울산 = 곽시열 기자 sykwa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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