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외국인 내야수 딕슨 마차도(왼쪽)와 훌리오 프랑코 코치가 9일 부산사직구장에서 어깨동무를 하고 활짝 웃고 있다.  롯데 제공
롯데 외국인 내야수 딕슨 마차도(왼쪽)와 훌리오 프랑코 코치가 9일 부산사직구장에서 어깨동무를 하고 활짝 웃고 있다. 롯데 제공

‘전담 코디’붙어 한국 예절·음식 ‘코치’… 가족 민원도 해결

롯데, 프랑코 3군코치 도우미로
풍부한 한국야구 노하우 전수
NC, 코벨로 대학 조교수 영입
한글·역사 가르치는 과외교사로

입국 뒤 2주간 ‘자가격리 훈련’
장비·원격 홈트레이닝 지원


올해 프로야구 외국인선수 전체 30명 가운데 ‘신입’은 딱 절반인 15명이다. 평균 연봉은 61만4300달러(약 7억5700만 원)로 1군 엔트리 상위 28명 평균 연봉 2억3729만 원보다 3배 이상으로 많다. 총액 기준 가장 많은 연봉은 LG와 재계약한 투수 타일러 윌슨으로 160만 달러, 최저는 키움의 새 멤버인 내야수 테일러 모터로 35만 달러다.

외국인선수의 활약도에 따라 팀 성적의 희비가 교차된다. 많은 연봉을 주는 이유.

그런데 올 시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파행을 겪으며 개막이 늦춰졌다. 이에 따라 외국인선수 컨디션 관리가 10개 구단에 가장 주요한 업무가 됐다. 특히 KBO리그에 데뷔하는 신입 용병은 한국야구 스타일은 물론 문화, 생활에도 적응해야 한다.

토니 코벨로
토니 코벨로
3명의 외국인선수가 모두 신입인 롯데는 훌리오 프랑코 잔류군(3군) 총괄코치를 용병 도우미로 호출했다. 프랑코 코치는 2000년 삼성에 입단, 한국과 인연을 맺었고 2016년 롯데 코칭스태프에 합류했다. 낯선 땅에 들어온 외국인선수에겐 훌륭한 선배이자 길잡이인 셈. 3군 코치지만 호주 1군 스프링캠프에 참가했고, 귀국한 뒤에도 계속 사직구장에 머물고 있다.

프랑코 코치는 풍부한 한국야구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 용병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하고 연장자를 우대하는 한국식 예절, 그리고 각종 찌개와 삼겹살 등 음식도 소개한다. 프랑코 코치는 영어는 물론 스페인어에도 능통하며, 베네수엘라 출신인 내야수 딕슨 마차도에게 공을 들이고 있다.

외국인선수 전담 코디네이터도 있다. NC의 토니 코벨로 씨는 한국땅에 터전을 잡은 지 16년이 지났다. 한국의 아름다운 여성과 결혼, 가정을 꾸렸고 가톨릭대 영어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국인이 다 된 셈. 특히 대학까지 선수로 활동해 야구 이해도 역시 무척 높다.

코벨로 씨는 외국인선수에게 한국 야구의 특징은 물론 한글, 한국의 역사를 가르치는 ‘과외교사’. 외국인선수에게 한국에서 외국인으로 살아가는 각종 팁, 한국과 미국의 차이점 등도 강의한다.

케리 마허
케리 마허
롯데가 영입한 케리 마허 전 영산대 교수도 코벨로 코디네이터와 같은 일을 한다. 외국인선수는 물론 함께 들어온 가족까지 돌본다. ‘핫라인’을 통해 외국인선수 가족의 한국살이 각종 민원을 해결하고 직접 집을 방문하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개막이 연기되면서 실전 감각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구단마다 자체 청백전을 치르고 있지만, 긴장도는 떨어진다. 청백전이기에 신입 외국인선수들은 다른 팀의 타자, 투수의 장단점을 파악할 수가 없다. 그래서 코칭스태프, 동료들과 함께 연구, 분석하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최상덕 SK 투수 코치는 “훈련, 청백전이 끝난 뒤 따로 외국인선수들을 불러 각종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아무래도 처음 한국에 온 외국인선수는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기에 차분하게 설명해준다”고 밝혔다. SK 투수 박종훈은 투수진의 새 식구 닉 킹엄과 리카르도 핀토의 멘토다. 박종훈은 “스프링캠프부터 킹엄·핀토와 자주 이야기한다”면서 “주요 타자들에 대한 설명도 해주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영업비밀이기에) 밝힐 수 없다”고 귀띔했다.

SK뿐만이 아니다. 대부분의 구단은 코로나19로 인해 실전 경험이 부족하기에 주요 타자, 투수들의 습관과 스타일을 데이터를 통해 외국인선수의 머리에 ‘입력’하고 있다.

키움, LG, KT, 삼성, 한화 등 5개 구단은 스프링캠프를 마친 뒤 외국인선수에게 휴가라는 기분 좋은 선물을 건넸다. 푹 쉬다 한국으로 와 열심히 야구하자는 의미였지만, 코로나19가 미국에서 급속하게 확산하면서 상황이 꼬였다. 미국 등 여러 나라가 여행금지를 권고하면서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편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려워져 서둘러 입국했다. 힘겹게 인천공항에 도착했지만, 한국 정부의 입국자 2주 자가격리 방침에 따라 2주간 선수단과 떨어져 지냈다. 그렇다고 해서 운동을 게을리할 순 없다. 구단마다 자가격리에 들어간 외국인선수들에게 튜빙, 덤벨, 중량볼, 실내자전거, 배트 등 장비를 제공하고 ‘원격’으로 관리했다.

LG는 특히 김용일 트레이닝 코치가 태블릿 PC 등을 활용, 온라인 트레이닝 ‘수업’을 진행했다.

KT의 신입 용병인 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는 “야구게임에서 캐릭터를 만들어 간접적이지만 구속을 체감하고, 볼 배합 등을 점검하고 있다”면서 “ 빨리 코로나19가 진정돼 진짜 야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
정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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