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경기 악화 리스크 커져
증권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올해 1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반 토막’ 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증시 폭락에 따른 주가연계증권(ELS) 헤지(위험 회피) 운용에서 발생한 손실 문제뿐만 아니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대체투자 부문에서 우발채무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최근 주식 거래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에 대한 기대도 있지만 이미 무료에 가까운 수수료 구조상 손실을 만회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삼성증권·NH투자증권·키움증권·한국금융지주 등 5개사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합계는 5444억 원으로 전년 동기(1조398억 원) 대비 약 50% 급감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투자증권의 모회사인 한국금융지주(-60.8%)와 키움증권(-56.0%), NH투자증권(-50.6%) 등의 감소 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업계는 올해 1분기 증시 폭락으로 ELS 자체 헤지를 위해 사둔 파생상품에서 증거금을 더 내라는 요구(마진콜)가 대거 빗발치면서 한 차례 위기를 겪었다. 최근 증시가 반등하면서 마진콜 문제가 일단락됐으나 부동산 PF로 인한 유동성 위기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부동산 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은 증권사가 부동산 개발사에 대출해준 다음 대출채권에 지급 보증을 서서 신용도를 보강하고 발행하는 증권이다. 부동산 경기가 악화하면서 이 증권이 팔리지도 않고 만기 연장도 어려워 증권사들이 물량을 떠안게 된 상황이다.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4월 만기가 도래하는 PF ABCP 규모는 약 7조 원에 달한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KB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국내 6개 증권사의 신용등급에 대한 하향조정 검토에 착수했다. 무디스는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가 증권사들의 수익성, 자본 적정성, 유동성을 압박할 것이라는 예상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송정은 기자 eun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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