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환기-마크 로스코展 같은
해외작가 비교 기획전 추진”
“전남은 남농 허건(1907∼1987) 등 수묵화의 대가로부터 오지호(1905∼1982), 김환기(1913∼1974), 천경자(1924∼2015) 등 한국 근현대 미술의 대표작가를 다수 배출한 곳입니다. 이분들의 가치를 세계인들에게 제대로 알려주고 싶습니다.”
예향 남도의 미술을 이끌어 갈 전남도립미술관의 개관준비단 책임자로 지난 6일 취임한 이지호(60·사진) 단장은 ‘전남 미술의 세계화’를 특히 강조했다.
“전남은 한국 근현대 미술의 원류가 되는 곳입니다. 여기에 판소리 등의 전통음악이 발달해 있고, 민주화와 저항의식 등 역사성과 시대정신도 충만합니다. 자연환경도 일본 나오시마(直島)나 이탈리아의 베네치아 못잖습니다. 이 같은 것들이 잘 어우러지면 전남 미술의 세계화가 충분히 가능합니다. 올해는 미술관 개관을 즈음해 2020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총감독 이건수·9월 1일∼10월 31일)도 목포와 진도 일원에서 열립니다. 함께 상생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겠습니다.”
이 단장은 앞서 이응노미술관도 2007년 개관했다. 지난해까지 관장으로 재직하며 당시 프랑스 유족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고암 이응노 화백의 대표작 1300여 점과 희귀자료 등을 기증받고, 작가를 매년 프랑스에 파견하는 ‘파리 이응노 레지던스’ 사업 등을 진행, 미술관 CEO로도 능력을 인정받았다. 또 ‘파리 앵포르멜 미술을 만나다: 이응노, 한스 아르퉁, 피에르 술라주, 자오우키’전 등 기획전으로 국내외 화단의 주목도 받았다. 이 단장은 전남 광양에 건설 중인 미술관이 문을 열면 전남도립미술관장으로 명칭을 변경해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이 단장은 “미술관은 주민과 함께해야 한다”는 입장도 분명히 밝혔다. 그리고 이를 위해 주민 편의시설 확보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번에도 이응노미술관 개관 때처럼 소장 작품 확보와 합리적인 전시 공간 마련이 관건입니다. 카페테리아, 멤버십라운지, 교육공간 등을 갖출 예정입니다. 특히 지역공동체가 함께할 수 있는 워크숍 공간이 중요합니다.”
미술관에는 크게 2가지 주요 기능이 있다. 작품의 수집, 보존이 그 하나이고, 나머지 하나는 전시이다. 작품 감상을 위해 미술관을 찾는 미술애호가들에게는 앞으로 전남도립미술관의 전시가 어떤 내용으로 채워질지 궁금하다. “일단 한국이 배출한 근현대 대표작가와 해외 유명 작가와의 ‘비교 기획전’ 등을 생각 중입니다. 예를 들면 ‘김환기 vs 마크 로스코’전 같은 것이겠죠. 우리 작가들을 세계미술사에 어떻게 편입시키느냐가 가장 큰 전시와 운영의 기준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많은 분이 ‘미술관의 정체성’에 대해서 물어옵니다. 그러면 단호히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미술관’이라고 말해줍니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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