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17일 열린 2019∼2020 V리그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이다영(왼쪽)과 이재영 자매가 우승 트로피와 함께 깜찍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0월 17일 열린 2019∼2020 V리그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이다영(왼쪽)과 이재영 자매가 우승 트로피와 함께 깜찍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재영, 연봉·옵션 합쳐 6억원
다영은 4억원씩 3년간 계약
각각 18억원·12억원 이상 보장

국가대표 세터 다영까지 영입
흥국생명 막강 공격 라인 구축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올라


‘쌍둥이’ 이재영-다영 자매가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에서 한솥밥을 먹는다.

흥국생명은 14일 오전 자유계약(FA) 신분인 이재영-다영 자매와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흥국생명은 이재영을 잔류시켰고, 현대건설 소속이던 이다영을 영입했다.

흥국생명은 3년간 레프트 이재영에게 연봉과 옵션을 합친 총액 6억 원, 세터 이다영에게 4억 원을 보장한다. 이재영은 최소 18억 원, 이다영은 12억 원을 받게 됐다. 이재영-다영 자매의 연봉 총액은 여자부 샐러리캡(연봉 총상한) 인상, 옵션 등과 맞물려 더 늘어날 수 있다.

여자부 6개 구단은 지난 9일 2020∼2021시즌 샐러리캡을 옵션캡 5억 원을 포함해 종전 14억 원에서 23억 원으로 증액했다. 여자부는 남자부처럼 해마다 샐러리캡을 올리는 ‘계단식 샐러리캡 인상’을 논의할 예정이기에 이재영-다영 자매의 연봉 총액은 증가할 수 있다.

흥국생명은 이다영의 전 소속팀 현대건설에 전년도 연봉 300%(5억4000만 원)를 이적료로 보상하거나 전년도 연봉의 200%(3억6000만 원)와 보호선수(영입 FA 포함 6명) 외 선수 1명을 보상해야 한다.

이재영-다영 자매는 2014년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한솥밥을 먹게 됐다. 올해 24세인 이재영-다영 자매는 1988 서울올림픽 여자배구대표팀 주전 세터였던 어머니 김경희(54) 씨의 영향을 받아 자연스럽게 배구를 익혔고 전주 중산초, 경해여중, 선명여고에서 호흡을 맞췄다. 그러나 2014년 프로 신인 드래프트에서 이재영은 흥국생명에 1라운드 1순위, 이다영은 현대건설에 1라운드 2순위로 지명돼 잠시 떨어져 지냈지만 ‘재회’한다.

흥국생명은 FA 시장 최대어인 이재영을 그대로 잔류시킨 데 이어 국가대표 세터 이다영을 영입, 막강한 공격 라인을 구축하며 다음 시즌 우승후보로 도약했다. 흥국생명은 2005∼2006, 2006∼2007, 2008∼2009, 2018∼2019시즌 정상에 올라 역대 최다우승 1위다.

이재영은 178㎝의 단신이지만 탄력과 운동신경이 탁월하다. 이재영은 2014∼2015시즌 신인왕이며 2016∼2017시즌과 2018∼2019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2015∼2016시즌부터 5회 연속 베스트7 레프트로 선정됐다. 이재영은 특히 지난 시즌엔 부상에 시달렸는데도 득점 5위(국내 선수 2위·432점), 공격성공률 4위(국내 2위·40.58%)에 올랐다. 179㎝인 이다영은 언니 이재영보다 성장이 늦었지만 꾸준히 기량을 키웠고 이젠 대표팀 주전으로 도약했다. 이다영은 2017∼2018시즌부터 3시즌 연속 정규리그 베스트7 세터로 뽑혔고, 2017∼2018시즌부터 3시즌 연속 세트 1위를 유지했다.

이재영-다영 자매는 국가대표에선 환상적인 하모니를 연출했다. 둘은 특히 지난해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와 2020 도쿄올림픽 예선에서 대표팀의 중심으로 활약했다. 이재영은 대표팀 에이스 김연경(터키 엑자시바시)과 함께 ‘쌍포’를 구축했고, 주전 세터 이다영은 빠르고 정확한 토스로 공격진에 맛있는 ‘밥상’을 차려주었다.

이재영은 “성원해주신 팬들에게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다영은 “언니와 함께 뛰는 것도 큰 의미가 있지만 사령탑 박미희(57) 감독의 리더십, 흥국생명의 팀 분위기에 반했다”고 밝혔다. 박 감독은 이재영-다영 자매의 어머니인 김경희 씨와 함께 서울올림픽에 출전했다. 쌍둥이 조카를 모두 제자로 조련하게 됐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
허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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