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軍은 군사능력 대폭 증강
국군은 병력 감축에 복지 강화
‘박사방’ 共犯에 경계병은 음주
신병교육 기간 대폭 연장하고
부대관리 위탁해 훈련에 전념
최정예전투원 자격증制 정착
북한은 유엔의 제재 조치와 9·19 남북 군사합의도 무시하고 신형 미사일과 방사포를 발사하면서 새로운 군사 능력을 과시하고 있다. 동북아시아로 시각을 넓혀 보면, 군사력을 빠르게 증강하면서 서태평양 지역으로의 세력 확장을 시도하는 중국과 이를 저지하려는 미국 간의 갈등으로 동북아시아에는 전운이 드리워지고 있다. 세계 최강 미국과의 군사동맹에 안주해온 우리나라는 동맹국도 자국이 처한 여건과 이익에 따를 수밖에 없다는 냉엄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이러한 안보 현실을 무시하고 군 규모를 50만 명으로 감축하는 국방개혁을 서두르고 있으며, 저출산의 영향으로 병력 자원의 급격한 감소가 예상되는데도 병 복무 기간을 18개월로 단축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휴대전화 사용을 비롯해 병사들의 복지를 지나치게 신장했고, 강한 훈련을 시키는 지휘관을 부대 장병들이 고발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최근에는 민간인이 군부대의 경계 철조망을 훼손하고 침입해 상당 기간 부대 안을 휘젓고 돌아다녔다. 또, 경계 근무자가 휴대전화로 술과 안주를 배달시켰으며,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의 공범(共犯)이 현역 병사라는 보도를 보면서 국민은 가슴을 치고 국가의 안위를 걱정한다.
북한군 병력이 100만 명이 넘고 복무 기간도 10년 정도임을 고려하면, 축구장에서 11명의 프로 선수로 구성된 북한팀에 맞서 6명의 아마추어 선수로 구성된 남한팀이 맞서는 것으로 비유할 수 있다. 베트남 축구팀을 일약 강팀으로 만든 박항서 감독이라도 이런 상황을 극복하긴 어려울 것이다. 손흥민과 같은 뛰어난 축구 천재들을 끌어모아 팀을 구성하고 교체 선수로도 그 이상의 능력자들을 준비하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겠으나, 이는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국방개혁의 일환으로 국방부와 각 군 본부가 4차 산업혁명에 등장하는 과학기술들을 군에 접목해 장비 및 무기체계, 군사력 운용 방법 등의 개선을 도모하는 것도 이와 유사한 시도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며, 성공하더라도 적 병력의 2분의 1도 안 되는 군사력으로 적의 공격을 저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런 군사력 규모의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적의 공격이 예상되는 시기에 강력한 전투능력을 가진 예비전력을 현역 부대에 증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연간 2박 3일의 동원훈련만으로 예비군이 그런 능력을 갖출 수 없다. 결국, 현역 복무 때 정예 전투력으로 양성되고, 전역한 지 2년 이내의 예비군은 매년 상당 기간의 동원훈련을 통해 군 복무 때의 전투능력을 회복하고, 필요한 때 즉각 투입되는 체제를 갖춰야 한다.
모든 장병은 현역복무 때 정예 전투력으로 양성돼야 한다. 오늘날 군 복무를 위해 입영하는 젊은이는 5주간의 신병교육 후 자신이 복무할 부대로 보내져 임무 수행에 필요한 주특기훈련을 받는다. 그러나 부대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대부분의 병력은 반복되는 경계 임무와 부대시설·환경의 관리 및 작업에 투입되고, 틈틈이 교육훈련을 받게 돼 현역병 전투능력의 개선은 지연되고 제한되는 게 현실이다. 따라서 2∼3개월간 신병교육을 하는 외국군 사례를 참고해 군사교육·훈련에 집중하는 신병교육 기간을 대폭 확장하고, 각 부대에는 과학화 경계 시스템의 구축 및 운영, 부대관리·작업을 담당할 민간업체의 투입으로 현역 장병들은 오로지 훈련에 매진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또한, 장병들이 정예 전투원이 되려는 의욕을 고취하기 위해 미군의 우수보병휘장(EIB: Expert Infantryman’s Badge) 제도를 벤치마킹한 육군의 최정예전투원 자격증 제도를 정착시켜야 한다. 이에 추가해 합격한 장병에게는 조기 진급 기회를 주고, 장병들의 박수갈채 속에 휘장을 수여하는 등으로 명예와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
이러한 개혁을 위해서는 간부의 능력이 크게 개선돼야 한다. 고참병과 신병이라는 병사 간 위계가 사라진 오늘날 군의 간부는 부대의 관리자만이 아니라 최고 능력의 전투원으로서 부대원들의 표상이 돼야 한다. 또, 장병들에게 명확한 역사의식을 심어줘야 한다. 지난 500여 년간 우리 민족이 국제 상황에 대한 무지와 군사 대비태세 소홀로 겪은 참담했던 과거를 인식하고 미래를 위해 철저히 대비하는 모습을 보일 때 국민도 군을 신뢰하고 안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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