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택, 자연에 깃든 삶, 93×72㎝, 유화, 2019
이광택, 자연에 깃든 삶, 93×72㎝, 유화, 2019
어두운 터널을 이제 빠져나오는 건가. 다시 어떤 어둠이 덮칠지 몰라 조심성이 이제 몸에 밴 것도 같다. ‘거리 두기’의 시간 동안 잃은 것도 많았지만, 얻은 것도 많다. 인내와 겸손, 비움, 느긋함, 성찰…. 어느 시인의 말처럼, 자신을 키운 건 8할이 바람이었다지 않은가.

칩거 기간 중 위로가 된 그림 한 점. 이광택의 ‘자연에 깃든 삶’이다. 루쉰(魯迅)의 ‘조화석습(朝花夕拾)’의 정신을 마음에 새기고 살면서 그린 그림이다. ‘아침의 꽃을 (많은 사람이 바라보고 난 후) 저녁에 줍는다’는 무욕과 배려의 미학이 화면에 서려 있다. 30년 산중생활이니 천석고황(泉石膏황)이라 할 만하다. 삶 자체가 철저히 자연의 부분이 돼 있으며, 그리기 또한 꾸밈이 없다. 가슴 벅찬 4월의 자연이 주는 선물, 싱그러운 신록의 빛과 방향(芳香)을 열락(悅樂)하면서도 안타까운 마음이다. ‘조화석습’이어야 하거늘….

이재언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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