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극상’ 軍 기강 해이 심각

군 당국이 육군 직할부대 소속 부사관 4명이 독신장교숙소(BOQ)에 무단침입, 부대 상관인 남성 장교를 성추행한 혐의를 포착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현역 일병이 성 착취물을 공유해온 텔레그램 ‘n번방’ 핵심 관리자 중 한 명으로 드러난 가운데, 장교 성추행이라는 ‘하극상’ 사태까지 벌어지면서 군 기강해이 및 지휘체계 문란이 심각하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지난 5일 경기 고양에 위치한 군사안보지원학교에 70대 남성이 무단침입하는 등 군 시설물 경계 실패도 잇따르고 있다.

14일 육군에 따르면 충청 지역에서 전략 임무를 수행하는 육군 직할부대 소속 부사관 4명은 지난 3월 중순 야간에 상급자인 A 중위의 BOQ에 무단침입, 특정 신체 부위를 부여잡는 등 성추행을 했다. 이들 부사관 4명은 A 중위가 군대 악습인 암기 강요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A 중위를 상대로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행동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군 관계자는 “지난 11일 육군 군사경찰이 부대 현장 수사를 벌인 결과 상관 모욕 및 특수주거침입죄으로 판단, 13일 가해 부사관 4명을 형사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가해자들이 장교 성추행 사실을 일부 시인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조사과정에서 피해자가 ‘국방헬프콜 1303’에 신고했다가 돌연 취소했다는 정황도 제기되면서 은폐 의혹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부대 중대급 지휘관인 B 소령의 지휘계통 보고 여부도 확인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주 해당 부대를 떠난 B 소령은 부사관들의 위법 행위를 파악하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군 당국은 지난 5일 군사안보지원학교에 70대 노인이 무단침입한 사건도 조사 중이다.

정충신 선임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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