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높은 지지율속 신뢰 바탕
투명한 정보공개·신속한 대처 獨

감염 조기발견 치명률 2.5%
뉴질랜드 지금까지 사망 9명뿐
대만, 초기대응 잘해 모범국가


전 세계 국가수반의 7% 미만을 차지하고 있는 여성 지도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서 남다른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

15일 CNN은 여성 수반이 이끌고 있는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 등을 지목한 뒤 “코로나19에 대한 결단력과 신속한 대처로 주목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이들 국가는 높은 정부 신뢰도를 바탕으로 과학적인 개입을 통해 전염병 억제를 시도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차이 총통은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성공적으로 대처한 인물로 꼽힌다. 대만 내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튿날 대만 정부는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온 단체 관광객 전원을 상대로 철수를 요청했다. 감염자 상황에 대한 중앙전염병통제센터(CECC)의 투명한 정보 공개도 호평을 받았다. 마스크 품귀현상이 일어나자 발 빠르게 배급제를 실시하고 생산량을 늘려 수급을 안정시켰다. 메르켈 총리는 코로나19 대응으로 지지율이 급상승했다. 감염자 조기 발견을 통해 독일의 코로나19 치명률은 2.5%로 10%를 웃도는 이탈리아, 스페인 등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양호한 편이다. 메르켈 총리는 대국민 연설에서 “백신도, 치료제도 없다”고 현실론을 피력한 뒤 단합을 호소했다. 하이델베르크의 한 대학병원 감염학 책임자는 뉴욕타임스(NYT)에 “독일의 가장 큰 힘은 정부가 폭넓은 신뢰 아래 높은 수준의 이성적인 결정을 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던 총리도 단호한 조치로 주목받고 있다. 뉴질랜드는 관광 의존도가 높지만 아던 총리는 지난달 19일부터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했고, 같은 달 25일부터 4주간의 폐쇄조치를 내렸다. 현재까지 뉴질랜드의 코로나19 사망자는 9명이다. 북유럽 국가도 다른 유럽에 비해 코로나19 사망률이 낮은 편이다. 사망자가 59명 나온 핀란드에선 34세인 마린 총리가 85%의 지지율을 얻고 있다. 카트린 야콥스도티르 아이슬란드 총리도 코로나19의 무증상 감염을 우려, 무작위 검사를 실시해 피해를 줄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교롭게 북유럽 5개국 중 유일하게 여성 지도자가 이끌지 않는 스웨덴은 이른바 검증되지 않은 ‘집단 면역’ 방식을 고집해 실패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CNN은 여성 지도자들의 역량이 일부 남성 지도자들과 대조된다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코로나19의 심각성을 축소하고 늑장 대응해 감염이 확산됐다는 설명이다. CNN은 “올해 1월 1일 기준 선출직 국가원수 152명 중 10명 만이 여성에 해당한다”며 “여성 지도자들의 전염병 통제 성공은 성 평등이 세계 공중보건에 중요하다는 걸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정유정 기자 utoor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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