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위성정당 창당 안했으면
비례의석 17석→6석에 그쳐
지역구 2000표내 승부 12곳
표심 반영 한계…승자 독식구도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 ‘꼼수’가 비례대표 제도 취지를 크게 훼손한다는 것이 실제로 확인되면서 ‘누더기 선거제도’를 다시 뜯어고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기회에 정치권 이해관계에 따른 졸속 개편이 아니라, 수십 년을 이어갈 수 있는 합리적·보편적인 제도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문이다.
연동 비율을 50%로 제한하고, 그마저도 30석에 대해서만 적용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적용된 이번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은 17석을 얻었다. 이에 민주당과 시민당 의석 합계는 180석이 됐다. 만약 위성정당 없이 민주당으로 비례대표 선거를 치르고 그 득표율이 시민당(33.35%)과 같았다면, 민주당은 지역구 당선자 수가 할당의석 초과 조항에 따라 비례 총 47석 가운데 연동배분 30석 중에서는 1석도 얻지 못하게 된다. 나머지 17석에 대해서만 6석을 확보했을 것이며, 이 경우 민주당 의석은 총 169석으로 11석이나 줄어든다. 위성정당이라는 ‘꼼수’ 때문에 의석 180석 차지라는 거대여당이 탄생할 수 있었던 셈이다. 이 때문에 위성정당은 당연히 금지하고 비례대표 의석수를 늘려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17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비례대표 규모가 작고 그마저 30+17로 쪼개놓은 이상한 방법은 없애야 한다”며 “전체 의석 중 비례대표 의석 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도 “비례대표를 확 늘리고, 이전처럼 그냥 병립형 비례대표제를 통해 유권자가 전략적 선택을 할 수 있게 하는 게 낫다”며 “아니면 개헌을 통해 의원내각제로 고치고 완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든지 해야 보편타당한 선거제도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소선거구 지역구 선거제도도 고칠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실제 이번 총선에서 2000표 이내 차이로 당락이 갈린 경우가 12곳 있었다. 다만, 일부 전문가는 중대선거구제로의 전환이나 석패율제 도입은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중대선거구제의 경우 정당보다 후보자 중심 선거로 치러지면서 현역의원 등에 유리해질 수 있고, 석패율 제도는 비례대표 의석을 지역구 낙선자가 가져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도 “독일도 지역구 선거는 소선거구제로 치르고 있다”며 “석패율 역시 일본에서 중진 낙선자 구제 제도로 도입됐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행 제도의 문제점에도 불구, 양당제 고착화로 손해를 볼 게 없는 거대 야당이 선거제도 개편을 뒤로 미룰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강 교수는 “적대적 공존이 가능해진 상황에서 여당부터 선거제도를 바꾸려 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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