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광공사, 야간명소 100곳 선정
- 대전 대동하늘공원
아기자기한 벽화·이국적인 풍차
- 용인 한국민속촌
고즈넉한 조선 밤거리 걷는 듯
- 통영 밤바다 야경투어
수상택시 타고 한려수도 한바퀴
- 저도 콰이강의 다리
투명 바닥에 조명… 황홀한 빛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유보하고 있는 여행의 즐거움은 언제쯤에나 누릴 수 있을까. 한국관광공사가 ‘코로나19 이후’의 여행 활성화를 위해 ‘밤 여행’을 테마로 잡고 ‘전국의 야간 관광명소 100곳’을 선정했다. 선정된 100곳은 전국 지자체 및 전문가의 추천과 SK텔레콤 T맵의 야간 시간대 목적지 빅데이터(281만 건)로 수집한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매력도, 접근성, 치안·안전, 지역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선정했다. 관광공사가 하필 ‘야간 관광’을 타깃으로 삼은 것은 야간 관광이 지역 경기 활성화에 그만큼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야간 관광은 지역의 숙박수요와 체류시간을 늘려 결과적으로 소비를 진작하는 효과가 있다. 관광공사가 뽑은 야간관광명소 100곳 중에는 경주의 동궁과 월지, 첨성대, 서울의 남산타워, 서울스카이 등 익히 알려진 곳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곳들도 있다. 알려지지 않아 낯설지만 이름난 명소 못지않은 야간 관광지와 관광프로그램을 추려봤다.
# 산동네 야경…대전 대동하늘공원
대전의 대동하늘공원은 6·25 피란시절 만들어진 산동네를 다듬어 조성한 공간이다. 지난 2009년 이른바 무지개프로젝트 사업의 일환으로 만들어졌으나, 이제 막 10년을 넘겼는데도 식장산, 대청호, 우암사적공원 등과 함께 대전의 ‘동구 8경’의 한자리를 당당하게 차지하고 있다. 해발 127m 높이의 대동하늘공원이 내세우는 건 훌륭한 조망이다. 이국적인 분위기를 위해 상징물로 세워놓은 풍차 앞이 조망 명소다. 여기서 보는 대전 도심의 풍경은 낮에도 좋지만, 화려한 야경이 훨씬 더 빼어나다. 공원에는 풍차와 함께 정자, 벤치가 있고 공원 한쪽에는 사랑의 약속을 상징하는 자물쇠를 걸어둘 거치대도 있다. 공원에서 남서쪽 능선을 따라 500m쯤 떨어진 자리에는 ‘연애 바위’란 작은 바위봉우리가 있어, 자물쇠를 걸고 사랑을 약속한 뒤에 연애 바위까지 산책하는 게 필수코스다. 공원까지 오르는 길에는 아기자기한 그림으로 벽을 치장한 벽화 마을이 있어 즐거움을 더해 준다.
# 고즈넉한 밤…용인 한국민속촌
한국민속촌은 해마다 여름시즌부터 가을까지 야간개장을 진행하면서 ‘달빛을 더하다’ 축제를 진행한다. 단순히 개장시간을 늘리는 것에서 벗어나 야간 시간대의 전통가옥을 독특한 매력으로 불러내는 행사다. 한국민속촌은 한때 쇠락한 낡은 관광지 취급을 받다가 수년 전부터 기발한 기획과 아이디어로 다시 살아났다. 야경 관광지들이 대부분 화려하고 밝은 불빛을 강조하고 있는데, 여기 한국민속촌에는 고즈넉하고 편안한 분위기의 야경이 있다. 축제 기간에는 민속마을 곳곳을 간접조명으로 밝혀 고요하고 아늑한 조선 시대의 밤거리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전통가옥에서 창에 드리워진 그림자로 옛사람들의 밤 풍경을 볼 수 있는 ‘그림자 이야기’ 프로그램도 있다. 어린이를 위한 어트랙션이 있는 민속촌 놀이마을도 야간개장을 한다. 풍물 한가락, 소리 한마당 등 민속촌을 대표하는 전통문화 공연도 야간에 펼쳐진다. 관광공사의 지원으로 ‘열린관광지’로 조성돼 주 출입구를 비롯해 각 시설과 공연장 등에 휠체어나 유모차가 쉽게 드나들 수 있도록 단차 등을 없앴다.
# 밤바다의 낭만…통영 밤바다 야경투어
관광공사가 선정한 야간 관광 100선에는 야경 등 야간 관광 인프라는 물론이고, 야간 투어 프로그램까지 대상으로 했다. 100선에 뽑힌 야간 투어 프로그램 중 대표적인 것이 경남 통영의 ‘통영밤바다 야경투어’다. 한국해양소년단 경남남부연맹이 운영하는 이 프로그램은 지난해 8월 한산대첩 축제 기간 중 시범운영을 했다가 참가자의 반응이 폭발적이어서 10월부터 정기 운영에 들어갔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지난 3월 2일부터 운영을 무기한 중단하고 있지만, 사회적 거리 두기가 완화되고 여행이 활성화되면 바로 운항을 재개할 계획이다. 통영 밤바다 야경투어는 매주 금, 토요일 예약제로 운영되며 수상택시를 타고 도남항에서 출항해 충무교와 통영대교를 거쳐 다시 도남항으로 되돌아오는 코스로 운항한다. 통영국제음악당, 남망산조각공원, 세병관 등 통영항의 랜드마크가 되는 건물이나 유적을 설명해준다. 통영의 야경은 화려하기로 이름났지만, 바다 위에서 보는 통영 야경이 훨씬 더 낭만적이다.
# 유리바닥 다리…저도 콰이강의 다리
창원시 마산합포구의 작은 섬 저도(猪島)로 건너가는 다리의 이름은 ‘저도 연륙교’다. 길이 170m, 폭 3m의 철제 교량은 전쟁영화에 등장하는 영국인 포로들이 2차대전 중 건설한 다리와 모양이 닮았다고 해서 ‘콰이강의 다리’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1987년 건설한 이 다리가 노후화하자 2004년 바로 옆에 왕복 2차로의 신 연륙교를 건설하는 대신, 기존의 다리를 인도전용 교량으로 전환했다. 쓸모를 잃은 인도 교량은 2016년 리모델링 과정을 거쳐 스카이워크로 개장했다. 교량을 손봐서 만든 것이긴 하지만 섬을 건너가는 바다 위의 스카이워크는 여기가 유일하다. 낮에는 강화 유리로 마감된 13m 높이의 다리 바닥 아래로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아찔한 체험을 할 수 있고, 밤에는 투명유리에 빛을 투과해 연출하는 다채로운 경관조명을 즐길 수 있다. 스카이워크 주변에는 엽서와 편지를 한 달 뒤 혹은 1년 뒤 배달해주는 느린 우체통, 아찔한 절벽에 선 듯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트릭아트 포토존 등이 조성돼 있다.
박경일 전임기자 park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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