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프터 웨딩 인 뉴욕’ 공동작업… 배우 무어·감독 프룬디치 부부 인터뷰

“각색때부터 무어·윌리엄스 염두
캐릭터 완벽하게 소화해 놀라워

입체적 女캐릭터… 새로운 도전
가족과 함께해 의지 많이 돼”


“우리가 함께 이룬 것들에 놀라요. 그와 함께하는 작업은 늘 더 깊고 풍부한 의미를 만들어내죠.”

할리우드 배우 줄리앤 무어(왼쪽 사진)는 남편인 바트 프룬디치(오른쪽) 감독과의 공동 작업에 대해 만족감을 나타냈다. 1997년 영화 ‘사랑의 이름으로’의 감독과 조연배우로 인연을 맺은 두 사람은 결혼해 두 자녀를 뒀다. 이후 ‘세계 여행자’(2001), ‘트러스트 더 맨’(2005) 등에서 호흡을 맞춘 두 사람의 네 번째 공동 작품 ‘애프터 웨딩 인 뉴욕’이 23일 개봉한다.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올랐던 덴마크 영화 ‘애프터 웨딩’(감독 수잔 비에르·2006)을 리메이크한 ‘애프터 웨딩 인 뉴욕’은 인도에서 보육원을 운영하며 고아들을 돌보던 미국 여성이 후원 제안을 받고 뉴욕에 가서 자신의 과거와 만나는 이야기를 그렸다. 원작은 마스 미켈센을 남성 주인공으로 세웠지만 리메이크작은 여성의 이야기로 바꾼 ‘크로스 젠더’ 이슈로 화제를 모았다.

인도에서 자금난에 시달리던 이사벨(미셸 윌리엄스)에게 세계적 미디어그룹 대표인 테레사(줄리앤 무어)가 거액의 후원 제안을 하며 뉴욕으로 와서 자신을 만나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한다. 망설이다가 뉴욕행을 택한 이사벨은 얼떨결에 테레사 딸 그레이스(애비 퀸)의 결혼식에 참석해 그레이스의 아버지가 20년 전 자신의 연인이었던 오스카(빌리 크루덥)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무어, 프룬디치 부부는 문화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영화 제작과정을 소개했다.

프룬디치 감독은 원작 캐릭터와 성별을 바꾼 과정을 설명했다.

“원작에서 가장 주목했던 지점은 캐릭터를 바라보는 방식이었어요. 다양한 시각을 활용해 입체적인 캐릭터를 만들어냈다는 점이 놀라웠어요. 특히 극적인 상황 속에서 캐릭터가 변화하는 과정이 강렬하게 다가왔죠. 만약 이런 캐릭터를 여성으로 바꾼다면 여성들이 중요한 선택을 내리고, 그 선택의 결과를 마주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는 최근 할리우드에서 여성 배우들의 설자리가 줄어드는 것에 대한 문제를 지적했다.

“그들이 좀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야 해요. 다행히 현재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고, 우리 영화도 이런 시대적 분위기를 반영할 수 있을 거라고 판단했어요. 캐릭터를 여성으로 바꾸기로 한 순간부터 아내와 미셸 윌리엄스를 염두에 두고 각색을 시작했죠. 다행히 아내가 이 프로젝트에 큰 관심을 보여줬고, 특히 원작을 굉장히 좋아했어요. 테레사 캐릭터는 아내에게 연기자로서 새로운 도전이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현장에서 무어(오른쪽)에게 촬영장면을 설명하고 있는 프룬디치(가운데) 감독.
현장에서 무어(오른쪽)에게 촬영장면을 설명하고 있는 프룬디치(가운데) 감독.

무어는 테레사 캐릭터가 자신과 닮은 점을 “일과 가정을 모두 꾸려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테레사가 가족에 대해 헌신하는 모습이 고마웠어요. 본인이 원했고, 그걸 지켜낸 거죠. 저도 늘 일과 가정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배우로서 살고 싶고, 뉴욕에서 살면서 일도 성공하고 싶었어요. 또 결혼해 아이도 낳고 싶었거든요. 테레사가 그런 인물을 대변하는 것 같아서 좋았어요. 이 영화 속 캐릭터들은 선과 악이라는 이분법적인 사고로 바라볼 수 없어요. 자신의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하고 있다고 믿는 사람들만 존재해요. 테레사 또한 그런 사람이고, 자신이 선택한 결과에 책임을 지려고 하죠. 하지만 그의 선택이 모든 이에게 최선이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다만 그는 가족을 깊이 사랑하고 있고, 그들을 위해 최선이라고 생각되는 어떤 결정을 한 것뿐이죠.”

영화는 과거를 마주하게 된 인물들의 감정과 심리를 섬세하게 풀어낸다. 프룬디치 감독은 무어와 윌리엄스의 연기 합을 완벽하게 뽑아냈다.

“시나리오 작업 당시부터 머릿속으로 그려왔던 배우들을 그대로 캐스팅할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놀라웠어요. 극 중 인물들에겐 숨겨진 이야기가 많아요. 영화 속에서는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20년 전의 일들이 현재를 덮쳐오는데 과거를 어떻게 현재로 끌고 와야 하는지, 그리고 현재에 와서는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배우들과 함께 고민했어요. 인물의 관점에서 캐릭터를 보는 것이 중요했죠.”

이 영화에는 무어의 딸인 리브 프룬디치가 세트 프로덕션 어시스턴트로 참여했다. 무어는 카메라 밖에서도 가족적인 분위기가 좋았다고 밝혔다.

“가족과 함께하는 작품이라 정말 기대가 컸어요. 서로 의지가 되거든요. 빌리 크루덥과는 ‘트러스트 더 맨’ 이후 오랜만에 만났고, 미셸과는 인사만 나누던 사이였어요. 함께하는 모든 인연에 감사해요.”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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