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통합해야 국난 극복 가능
지지층 입맛에 맞는 정책 아닌
국정운영에 다양한 시각반영을
전문가 이야기 듣고 포용해야
전문가들은 180석 초거대여당을 통해 안정적인 국정 운영이 가능하게 된 문재인 대통령이 ‘편가르기 정치’를 넘어서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국난 극복의 길이 열릴 것이라고 조언했다. 지지층의 눈치를 보기보다 총선 압승을 계기로 생각이 다른 지지층을 설득해 국민통합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보다 폭넓은 포용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편가르기 정치로는 국민통합 안 돼”= 권혁주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20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국정운영의 책임은 결국 어떻게 지속가능한 경제를 이룰지, 향후 성장 동력을 마련할지, 사회통합을 어떻게 이룰지 등에 대한 고민”이라며 “지금까지 문 정부와 집권당이 기존 사회에서 소외받은 세력을 대변해왔다면 이제 오롯이 국정 운영의 책임을 지게 된 상황에서는 대한민국 전체 통합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도 “이번 선거의 결과는 더불어민주당이 잘해서라기보다는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안정이 필요하고 코로나19 대응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민심”이라며 “싸우지 말고 오로지 민생만 생각하라는 의미를 여권은 잘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총선에서 압승한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힘 있는 정책 추진을 요구하고 있다. 서울 구로을에서 당선된 대통령의 복심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은 이날 TBS 라디오에서 “180석을 국민이 주신 이유는 속도감 있게 실천적 대안들을 만들라는 데 방점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권 교수는 “지금 보수의 참패가 문 정부가 보여준 국가 운영의 비전에 대한 신뢰와 지지인지, 아니면 통합당에 대한 비토의 결과인지는 알 수 없다”며 “선과 악에서 선을 택한 것이 아니라 차악을 선택했다고 보면 문 대통령과 여당도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지층 설득하는 리더십 = 전문가들은 180석 거대 여당을 등에 업은 문 대통령이 지지층을 설득하는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지층의 입맛에 맞는 정책만 내놓아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다음 전국 단위 선거인 대통령 선거는 심판의 구조가 바뀌어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대응이 아니라 문 정부 5년에 대한 총체적인 평가, 경제 정책에 대한 평가가 이뤄지게 된다”며 “친기업까지는 아니어도 반기업은 아닌, 경제 위기 극복에 선제적으로 나서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코로나19라는 명분도 있는 만큼 지지층을 설득하는 리더십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김민전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도 “국민의 다양한 시각이 국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청와대가 노력해야 한다”며 “전문가들의 이야기도 이제는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MB정부가 반면교사 = 전문가들은 범여권이 180석가량을 획득했던 2008년 총선 이후 이명박 정부의 행보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당시 한나라당은 153석을 얻었지만 친박연대가 14석, 친여 성향 무소속 의원이 13명가량으로 정확히 180석이 확실한 범여권 의석으로 분류됐다. 김민전 교수는 “당시 압도적 의석에도 국회가 잘 굴러갔는지 살펴보면 그렇지 않았다”며 “당시 이 정부와 여당이 오만해져서 국민에게 정책의 방향이나 내용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일이 많아 국민과 정부가 정면 충돌하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김민전 교수는 “당시처럼 문 대통령과 여권이 포용의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고 독주하는 인상을 준다면 광우병 사태처럼 국민과의 직접 충돌로 갈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형준 교수도 “국정 안정은 국회의원의 수에 의해 결정되는 게 아니다”며 “당시 이 정부도 힘으로 강력하게 밀어붙이려다 소고기 파동으로 국민에게 두드려 맞고,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 여권 내 미래 권력인 박근혜 전 대통령과도 부딪히며 힘이 급속히 빠졌다”고 설명했다.
민병기·김영주·정철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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