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설後 건재과시 패턴 깨고
미사일 발사현장 참관도 안해
건강 등 신변이상 사실일 땐
北 최고지도부 공백상태 의미
美 CNN 보도 1시간여만에
靑대변인 유보적 입장 표명
청와대와 정부는 미 CNN 방송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수술 후 중태에 빠졌다고 보도한지 1시간여 만에 곧바로 “확인할 내용이 없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최근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배경에 의구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의 신변 이상설이 사실일 경우, 북한 최고지도부가 공백 상태인 것을 의미해 향후 상당한 파급이 예상된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21일 “최근 일부 언론에서 보도한 북한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과 관련, 확인해 줄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정보당국 관계자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한·미 간 정보를 공유하면서 관련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 관계자도 “북한의 전반적인 사안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도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내비치면서도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와 북한 동향에 대해 예의주시하는 기류다.
미 CNN 보도와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을 정황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은 김 위원장이 지난 15일 북한이 ‘민족 최대의 명절’로 선전하는 김일성 생일(태양절)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다. 김 위원장이 태양절 참배를 멈춘 것은 2012년 집권 후 처음이다. 북한 내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확산되긴 했지만, 김 위원장이 평소 철저한 방역을 강조하는 금수산태양궁전에 나오지 않은 것은 이례적인 행보다.
북한은 14일 강원 문천지구에서 순항미사일을 발사했지만 이와 관련해 보도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평소 미사일 발사 현장을 참관한 것을 감안하면 북한 당국의 조치는 상당히 이례적이다. 김 위원장은 3월 이후 동해를 중심으로 연이어 화력 훈련을 참관했는데, 동계훈련 막바지 이후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외부 세계에서 김 위원장에 대한 신변 이상설을 제기할 때마다 보란 듯이 나타나 건재를 과시했지만 이번에는 일주일 넘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과거 그의 행적을 감안하면 북한 내부에 상당한 이상기류가 있음을 시사한다. 김 위원장의 신변 이상설은 12일 최고인민회의 불참 이후 대북 전문매체들을 중심으로 확산됐다. 앞서 북한전문매체 데일리NK는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20일 김 위원장이 최근 심혈관계 시술을 받았으며, 김 씨 일가의 전용 병원인 향산진료소에 머물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정부는 일단 김 위원장의 신변 이상설을 예의주시하면서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이날 통일부 당국자는 정례브리핑을 통해 “김 위원장의 신변 이상설에 대해 통일부가 공식적으로 언급할 것이 없다”며 “관련된 내용을 확인 중에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신변 이상설이 사실일 경우, 향후 북한 내 권력 구도는 혼돈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크다. 일단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최측근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김 위원장에 비해 정치적 입지는 크게 좁다. 백두혈통이란 정통성은 갖고 있지만 폐쇄적인 북한 사회의 특성상 여성 지도자란 점은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이 장기간 자리를 비울 경우, 내부적인 권력투쟁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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