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형’ 리튬 배터리 탑재
부피·중량 줄여 연비 향상

현대·기아차 세계 첫 개발
‘능동 변속제어’ 기술 적용
변속 속도 기존보다 30%↑

‘통합형 전동 부스터’ 탑재
작동소음 근본적으로 개선


높은 연비와 강력한 힘(회전력·토크)이 장점인 디젤차는 미세먼지 이슈 속에 점차 인기를 잃어가고 있다. 가솔린차보다 소음과 진동이 심한 것도 사실이다. 반면 가솔린차는 디젤차보다 조용하지만, 연비에서 밀리고 이산화탄소를 더 배출하는 문제점이 있다. 한편 배출가스를 전혀 내뿜지 않는 배터리 전기차, 수소 전기차가 일반화되기까지는 충전 시설 확대, 충전 시간 단축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남아 있다. 이에 연비, 정숙성, 동력성능 등 여러 면에서 고른 장점을 가진 하이브리드차가 관심을 받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도 통합형 배터리를 개발해 연비를 더 높이고, 신기술을 적용해 변속 지연을 해소하고 제동성능도 강화하는 등 하이브리드 기술을 더욱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ASC 기술을 적용한 6단 자동변속기
ASC 기술을 적용한 6단 자동변속기

◇인기 높아지는 하이브리드차 = 하이브리드차는 가솔린 엔진에 전기 모터가 힘을 보태주기 때문에 기존 디젤차의 강점이던 저속 토크도 뛰어나다. 저속 주행 때는 전기 모터만으로 달리므로 전기차처럼 소음·진동이 거의 없다. 고속 주행이나 가속 상황에서도 모터의 동력 보조 덕분에 엔진에 걸리는 부하가 줄어든다. 일반 가솔린차와 똑같은 주유소를 이용할 수 있고, 연비는 훨씬 뛰어나다. 기아차 신형 K5 하이브리드의 연비는 ℓ당 19.1∼20.1㎞에 이른다. 같은 배기량(1999㏄) 가솔린 모델의 연비는 ℓ당 11.3∼13.0㎞다.

2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신형 쏘나타와 그랜저, 기아차 K5는 디젤 모델을 아예 없애고 하이브리드차로 디젤차 수요를 대체하고 있다. 그만큼 하이브리드차의 인기가 높아서 가능한 일이다. 실제 올해 1분기 국내에서 팔린 그랜저 3만3500대 가운데 하이브리드 모델은 6341대로 18.9%에 달했다. 쏘나타는 국내 판매량 1만8968대 중 1927대(10.2%)가 하이브리드차였다. 쏘나타 하이브리드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6.2% 급증했다. 1분기 현대차 아이오닉·쏘나타·그랜저·코나의 하이브리드 모델 총 판매량은 1만117대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4.0% 늘었다.

더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 계기판
더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 계기판

◇통합형 배터리로 연비, 운동성능 개선 = 하이브리드차의 모터를 구동하기 위해서는 200∼300V의 고전압 배터리가 필요하다. 그런데 기존 내연기관차가 대부분 12V 계열 전장부품을 사용했기 때문에 하이브리드차는 고전압 배터리와 12V 배터리를 따로 탑재해야 했다. 12V 저전압 배터리는 엔진룸이나 트렁크에 장착돼 공간을 차지하고, 고전압 배터리까지 트렁크 하단에 자리하다 보니 트렁크 공간이 내연기관차보다 작았다. 또 배터리를 2개 장착해 자동차 무게도 늘어났다.

신형 쏘나타와 K5 하이브리드는 ‘통합형 배터리’로 이런 단점을 해결했다. 고전압 배터리와 저전압 배터리를 통합한 리튬 배터리를 탑재해 배터리 전체 부피와 중량을 줄여 연비 향상에 도움이 된다. 또 통합형 배터리를 2열 시트 하단에 배치함으로써 트렁크 공간이 늘어났고, 자동차 무게중심이 중앙에 가깝게 옮겨 가면서 운동성능도 더 좋아졌다.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
신형 쏘나타 하이브리드

◇하이브리드 단점인 변속 지연 해결 = 자동변속기를 단 자동차에서 엔진 동력을 변속기로 전달하기 위해 사용되는 토크컨버터는 변속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유체(流體)를 거치면서 동력 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에 연비 향상이 주목적인 하이브리드차는 토크컨버터를 없애고, 모터가 엔진과 변속기 사이에서 동력을 전달하는 역할을 맡는다. 그 결과 동력 손실을 줄인 대신 변속 시 충격이 발생하게 된다.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변속 시간을 인위적으로 늘리면 급가속을 해야 할 때 변속 타이밍이 늦어진다.

현대·기아차는 이런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변속 정밀 제어 기술인 ‘능동 변속 제어(ASC·Active Shift Control)’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신형 쏘나타와 K5에 적용했다. 주행 모터에 내장된 센서가 1초에 500차례씩 회전 속도를 검사, 신속하게 변속기 회전 속도를 엔진 회전 속도와 맞춰준다. 이를 통해 변속 충격을 최소화하고, 변속 속도도 기존 하이브리드차보다 30% 높일 수 있다.

◇제동 기술도 업그레이드 = 내연기관차는 대부분 브레이크를 작동시키는 유압에 엔진 동력으로 진공 펌프를 돌리는 진공 배력 시스템(Vacuum Booster)을 이용한다. 그런데 하이브리드차는 EV(전기차)모드로 저속 주행할 때는 엔진을 쓰지 않고 모터의 힘만으로 달린다. 따라서 엔진이 작동하지 않을 때도 배력을 발생시키기 위해 기존 내연기관 브레이크 시스템에 전자식 부스터를 추가로 장착해야 한다. 브레이크 작동 시 밀리는 느낌이 들거나 소리가 나는 것도 하이브리드차의 고질적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쏘나타, K5 등에 적용된 ‘통합형 전동 부스터’는 브레이크 페달과 유압을 전자식으로 제어해 작동 소음을 근본적으로 개선했다. 또 일체형 시스템으로 부품 수를 최소화해 부피와 무게를 줄이고 유압 응답 성능을 높여 브레이크가 밀리는 느낌을 개선했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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