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영 선배님! 좋은 세상에서 편히 쉬고 계세요?”
벌써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폐에 성가신 게 있어 한 이틀 입원해서 떼려고 한다”며 점심 약속을 1주일 연기하자던 말이 선배의 마지막 음성이었네요. 처음 부고 소식을 접했을 때 선배님 본인상이라는 생각은 추호도 못했습니다. 53세의 나이. 부고를 전하기에는 너무도 젊었습니다. 담당자의 오타나 실수거니 생각했습니다. 선배님이 그렇게 살뜰히 챙기시던 어머님이 돌아가셨는데 전달 과정에서 왜곡이 있었던 게 아닌가 짐작하기도 했습니다.
평소에도 사이가 좋은 편이었는데 특히 돌아가시기 직전 1년 동안 선배님과 각별히 지냈던 것 같습니다. 선배님은 곡절 있는 후배의 직장생활이 딱했던지 고맙게도 먼저 손을 내밀어 주셨습니다. 선배님과는 건강 문제, 자녀 문제 등에 대해 주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돌아가시기 불과 몇 개월 전 서울 종로5가 쪽에서 함께 근무하며 지극히 멀쩡한 모습으로 퇴근 뒤 주변 빈대떡집, 치킨집 등을 함께 주유하곤 했는데 갑작스러운 부고 소식에 한동안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했습니다. 선배님이 믹스커피와 담배를 달고 사신지라 끊으라는 잔소리를 누구보다 많이 했는데 선배님은 이게 소소한 낙이라며 얼렁뚱땅 넘기기 일쑤였습니다.
후배들이 추억하는 김재영은 참 따뜻한 사람이었습니다. 옅은 미소와 나긋한 음성을 지닌 선배님은 무심한 듯 남의 얘기를 잘 들어주셨습니다. 50대 초반의 나이답지 않게 생각도 젊었습니다. 국문학과 출신인데 솔직히 글 쓰시는 건 못 봤습니다. 대신 사무실 내 전자기기며 각종 집기가 고장 나면 무조건 선배님을 찾았습니다. 힘들이지 않고 척척 고쳐내는 수준 높은 기술자였습니다. 혼자 사시는 어머님 걱정에 퇴근 후에도 어머님의 식사를 챙기러 다니던 효자이기도 했습니다.
선배님이 가신 지 벌써 5년이란 시간이 지났습니다. 장례식 내내 침착하시던 어머님과 형수님이 소각로로 들어가는 관 앞에서 오열하던 모습이 지금도 선합니다. 회사에서도 매우 꼼꼼하고 자상하셨던 선배님인지라 가족들이 느끼는 상실감과 슬픔이 얼마나 컸을까요. 금쪽같은 아들, 하늘 같은 남편을 잃은 슬픔… 그 심정을 헤아려 제 마음이 많이 아렸던 기억이 납니다.
김재영 선배님. 이것도 운명이라고 이승에서의 인연은 그리 길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고 김재영의 삶을 추억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오롯이 남아 있습니다. “참 좋은 동료, 좋은 선배!”
그리고 후배가 한 말씀 덧붙입니다. “그대는 이승에서 꽃이었습니다. 아름다운 꽃이었지요. 향기나는 꽃이었습니다. 고마웠습니다.”
후배 경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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