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립적 인사가 간사 맡아야”
靑 “설립전 당연한 정부 책무”
준비단·자문위 2차회의 개최
정부 조직법상 근거 마련 등
위헌논란 해소할 하위법 마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립준비단 운영위원회에 이명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이 운영간사를 맡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면서 독립성 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권력감시기구로 정치적 중립성 보장이 핵심인 공수처의 설립을 최고권력기관인 청와대가 주도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대한변호사협회장을 지낸 김현 변호사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청와대의 지시를 반영하거나 공수처 준비작업을 보고하는 인사가 총괄업무를 하는 간사를 맡는 자체가 공수처 독립성 침해 소지가 크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공수처 준비작업에 청와대의 지시나 기대를 반영할 인물이 공수처 준비단 간사를 맡는 것은 부적절하다. 누가 봐도 객관적이고 중립적 인사가 준비단 간사를 맡아야 독립성에 대한 논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을 지낸 김한규 변호사도 “정부의 의중이 반영되거나 소통은 필요하지만 청와대 고위급 인사까지 간사로 임명하면 중립성과 독립성이 침해될 수 있어 소통창구는 다른 정부부처나 기관이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검찰 일각에서는 이 비서관이 공수처 수사 대상 1호로 윤석열 검찰총장을 지목한 열린민주당의 비례대표 당선자인 최강욱 전 공직기강비서관과 청와대에서 같이 근무했다는 점에서 최 당선인의 영향력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디. 지청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반부패비서관은 대통령의 참모일 뿐이다. 대통령 보좌 기능을 수행하는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이 정부 조직을 만드는 데 관여하는 게 맞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날 오전 국무총리실 산하 공수처 설립준비단과 자문위원회는 정부서울청사에서 2차 회의를 열었다. 회의에서는 공수처 하위법령을 마련하고, 위헌 논란을 불식시킬 방안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서는 최근 헌법재판소가 공수처법을 정식 심판에 회부한 만큼 위헌 요소를 제거하는 하위법령 마련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준비단은 공수처 출범까지 남은 3개월 동안 공수처 검사 자격을 정하는 인사규정 등 공수처법 하위법령을 마련한다. 한 달에 한 번 정기회의를 해 세부 규정이 없는 공수처법에 대한 보완을 논의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공수처는 입법·사법·행정부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아 정부조직법상 근거가 없어 위헌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검찰 등 수사기관이 고위공직자 비리 혐의를 인지하면 공수처에 즉시 통보하도록 한 의무조항은 차관급 공수처장이 헌법상 최고 수사기관의 장인 검찰총장을 사실상 지휘하게 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제기된다. 공수처 검사에게 영장청구권을 줄 수 있는지도 논란이다. 헌법 12조는 ‘검사’에게만 영장청구권을 부여하도록 한다. 여기서 검사는 검찰청법상 검사로 본다는 시각이 있다.
이날 청와대는 문화일보에 이 비서관의 준비단 참여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는 “공수처가 짧은 시간 내 출범하기 위해서는 긴밀한 협력과 지원이 필수적”이라며 “공수처법 규정은 공수처가 설립된 이후에 공수처가 수행하는 수사, 공소 등과 관련해 독립성을 보장한다는 의미로, 공수처 설립 이전까지 설립을 위한 정부 차원에서의 활동들은 정부의 당연한 책무”라고 밝혔다.
김온유·정유진·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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