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줄고 입학식 등 취소에
식자재유통업체 구매 ‘제로’
도다리 등 반입량 10분의 1
소비자는 온라인 주문만…
일반인들 발길까지 끊어져
“식당에 손님이 끊겨 식자재 유통업체들이 어려워졌고, 이로 인해 도매 수요가 3분의 1로 줄어드는 등 도미노처럼 무너지고 있습니다.”
지난 20일 찾은 서울 강서구 수협 강서수산물 도매시장에서 10년간 건어물 가게를 운영해 온 양 모 씨는 최근 어려움을 이렇게 토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외식 수요가 줄고 입학식 등 각종 행사가 연기·취소되면서 전국의 농수산물 도매시장, 화훼 도매시장, 의류 도매시장 등 도매시장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
강서 도매시장은 430여 개 업체 2000여 명이 종사하는 대형 시장이지만, 찾는 사람이 없어 썰렁한 모습이었다. 수산물 구역에는 지나다니는 이들이 고무 앞치마를 멘 상인들뿐이었다. 양 씨는 “김포공항 인근이다 보니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식당에 납품하는 식자재 유통업체들이 김, 멸치, 진미채 등을 구매했었는데 지금은 발길이 뚝 끊겼다”고 말했다.
지난 1월 활어 가게를 차리자마자 코로나19 사태를 맞은 김 모(47) 대표 역시 “한 달 물값만 100만 원에 달하는데, 코로나19가 잠잠해지고 날이 따듯해지면서 이미 활어 성수기가 지나 손해를 회복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판로를 확대해 볼까 하고 배달 앱으로 소매 배달을 하는 방법도 알아봤지만, 도소매업이기 때문에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수요가 줄어든 데다 ‘비대면’(untact) 소비 확산으로 인기가 높아진 온라인 쇼핑 업체에서의 산지 직거래가 늘면서 도매시장 물동량 자체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 지난 2월부터 4월 15일까지 마켓컬리에서 판매된 수산물은 전년 동기간 대비 158% 증가했다. 생선(193%)과 해산물, 조개류(176%)가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에 따르면 도다리는 지난 17일 기준 안양 도매시장에서 지난해 동기 202㎏에서 10분의 1로 줄어든 20㎏만 반입됐다. 숭어는 게숭어 기준으로 안산 도매시장에서 같은 기간 76㎏에서 10㎏으로 물량이 줄었다.
신규 물량이 줄고 재고가 쌓이면서 도매가격이 내려가고, 이는 산지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3월 멍게 도매가격은 ㎏당 2168원으로 전월 대비 30.8% 하락했고, 갈치는 ㎏당 2만5700원으로 49.7% 떨어졌다. 3월 국내 광어 산지 가격은 지난 2008년 이후 12년 만에 가장 낮은 ㎏당 7766원까지 떨어졌다. 평년 가격은 1만1817원이다.
글·사진 =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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