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0일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의 합당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작 주체인 시민당 측에서는 같은 날 다른 분위기가 감지됐다. 그간의 경과는 물론 국민에게 한 약속을 고려하면 ‘합당 검토’가 아니라 ‘즉각 이행’에 나서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도 서로 다른 기류가 표출되는 것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인선에서 최소한의 야당 거부권조차 인정하지 않겠다는 맥락이어서 정치와 법치 두 측면에서 모두 심각한 문제다.

시민당은 민주당·기본소득당·시대전환의 ‘연합 비례정당’이며, 4·15 총선이 끝나면 한 달 내에 해체해 당선인은 의원직을 유지한 채 소속 정당으로 복귀하기로 했었다. 그런데 우희종 시민당 공동대표는 방송 인터뷰에서 “당의 존재 이유인 적폐청산과 검찰개혁을 위한 것이라면 ‘총선 후 해체’로 돼 있는 당규 변경은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지난 17일 “공수처장만 해도 야당이 거부권을 발동하면 추천이 안 되지 않나”라고 했다. 이처럼 범여권에서 ‘위장 교섭단체’를 구성하는 것이 공수처장 ‘코드 인사’ 기용 및 국고보조금과 국회 상임위원장 배분 등에서 유리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주당은 공직선거법 개정 당시에도 비례정당을 만들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야당을 핑계로 뒤집었다. 시민당과의 합당 검토도 액면 그대로 믿기 어려운 이유다. 미래통합당의 미래한국당 창당 역시 바람직하지 않지만, 4+1 협의체의 일방적인 선거법 개정에 따른 고육책이었다. 위성 교섭단체 구성을 위해 또다시 야당 핑계를 대선 안 되는 이유다. 근원적으로 ‘4+1선거법’을 폐기하고 선거법 개정을 원점에서 재론할 필요가 있다. 그에 앞서 여당은 야당 결정 운운하지 말고, 시민당을 깨끗이 해체하는 것이 정치적 당위(當爲)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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