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부결된 인터넷은행법
아직 상임위 일정도 못잡아
9년째 계류중 서비스산업법
근로기준법 개정안도 위기에


여야가 21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끝난 뒤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며 4월 임시국회를 소집한 지 1주일이 지났지만, 여야는 의사일정조차 잡지 못한 채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 때문에 20대 국회에서 처리하겠다고 공언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 특례법 개정안(인터넷전문은행법) 등 주요 법안이 20대 국회 임기 종료(5월 29일)와 동시에 자동 폐기될 처지에 놓였다. 최악의 국회라는 평가를 받아 온 20대 국회가 마지막까지 민생을 팽개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정무위는 의사일정에 대한 원내대표 협상이 마무리되는 대로 인터넷전문은행법 논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인터넷은행 대주주의 적격성을 심사할 때 결격 사유에서 ‘공정거래법 위반(벌금형 이상) 전력’을 삭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이 법은 지난달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된 바 있다. 당시 여야는 정무위에서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안을 함께 처리하기로 합의했지만, 정작 본회의에서 일부 민주당 의원의 반대로 처리가 무산됐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새로운 회기가 시작될 텐데 그때 다시 원래대로 통과시킬 방안을 찾겠다”고 약속했었다.

하지만 전망은 불투명하다. 원내대표 간 협상이 진척되지 않는 데다 본회의에 다시 오른다고 해도 부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당시 반대표를 던진 민주당의 한 의원은 “다시 논의한다고 해도 반대표가 다수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총선 직후 열리는 임시국회의 경우 당론 구속력이 약하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노력은 하겠지만, 지난달 터져 나온 반발을 생각하면 처리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유통·의료·관광 등 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마련됐지만 9년째 국회 벽을 넘지 못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안도 자동폐기 위기에 놓였다. 이 법안은 여야가 대부분의 내용에 공감대를 형성했는데도 영리병원과 원격진료 등 의료서비스 확충 방안에 대해 민주당이 반대하면서 법안 처리가 지연돼 왔다. 재계에선 서비스 분야 연구·개발(R&D) 세제 지원 개선과 규제 완화, 투자 환경 조성을 위해 이 법안이 20대 국회 임기 내에 반드시 처리돼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 외에도 탄력 근로제 단위 기간을 3개월에서 6개월로 연장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과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선 방안을 담은 최저임금법 개정안도 통과될 가능성이 희박하다. 4차 산업시대를 대비해 소프트웨어 인력 양성과 창업 등을 지원하는 내용의 소프트웨어산업 진흥법 개정안도 폐기될 수 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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