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가 대폭락

WTI, 11.57달러로 ‘반토막’
장중 한때 6.50달러 기록도
브렌트유, 19.33달러로 마감

OPEC+, 예정없던 긴급회의
트럼프 “원유업계 적극 지원”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 가격을 기록했던 국제유가가 이틀 연속 대폭락을 이어갔다. 미국산 원유 흐름을 반영하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물론 국제 원유시장 벤치마크(기준가)로 작용하는 브렌트유마저 배럴당 10달러대로 추락했다. 산유국 감산합의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수요위축이 빠른 데다 재고 저장공간까지 부족해지면서 추가 유가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21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물 WTI는 전장보다 43.4%(8.86달러) 폭락한 배럴당 11.5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거래일 종가인 배럴당 20.43달러에서 11달러대로 반 토막 난 셈이다. 6월물 WTI는 이날 장중 한때 70% 가까이 폭락하면서 배럴당 6.50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마켓워치는 거래가 가장 활발한 월물 기준으로 1999년 2월 이후 21년 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전날 코로나19발 수요 급감에 원유시장 선물 만기가 겹치면서 사상 초유인 배럴당 -37.63달러를 기록했던 5월물 WTI는 이날 47.64달러 오른 10.01달러로 마지막 날 거래를 마쳤다.

상대적으로 가격 하락폭이 적었던 브렌트유도 배럴당 20달러 선이 무너졌다. 이날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6월물 브렌트유는 전장 대비 24.4%(6.24달러) 급락한 배럴당 19.3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2001년 말 이후 18년여 만에 최저치다. 국제유가 기준이 되는 데다 유조선 등을 이용 가능해 WTI보다 비축공간 확보가 용이한 브렌트유가 10달러대로 떨어진 것은 미국뿐 아니라 글로벌시장 전반적으로 공급·재고 과잉이 심각하다는 신호다. 아시아시장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 가격 역시 이날 16.4%(3.41달러) 하락한 배럴당 17.37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올해 초 배럴당 60달러대를 기록했던 국제 원유시장 3대 유종이 코로나19 여파로 모두 10달러대로 주저앉았다.

국제유가가 연일 예상을 뛰어넘는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비롯한 산유국들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OPEC+(OPEC 및 10개 비OPEC 산유국 협의체) 에너지장관들은 이날 긴급 콘퍼런스콜을 진행했지만 유가 급락을 저지할 해법을 찾지 못했다. OPEC+는 지난 12일 5월부터 하루 970만 배럴 감산에 합의했지만 원유 수요는 코로나19발 실물경제 충격으로 하루 3000만 배럴 감소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래피던에너지의 밥 맥널리 사장은 “(원유)수요가 공급보다 두세 배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가가 끝없이 추락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 에너지업계에 대한 적극 지원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위대한 미국의 원유·가스산업을 결코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며 “에너지장관과 재무장관에게 이 매우 중요한 기업들과 일자리가 오랫동안 보장될 수 있도록 자금 활용 계획을 세우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날 국제유가 추락 여파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전장보다 2.67% 하락한 23018.88에 거래를 마치는 등 미국증시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
김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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