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력 숨겨 팬데믹 촉발시켜”
미국내 ‘反중국’ 갈수록 커져
中 “근거없는 비난” 강력 반발


미국의 주 정부가 중국 정부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묻는 소송을 처음으로 제기했다. 중국 정부의 코로나19 은폐로 전 세계에 전염병이 확산했고, 미국에 수많은 인명 손실과 수조 달러의 경제적 피해를 줬다는 이유에서다. 특정 국가의 전염병 대응에 대해 다른 나라의 정부기관이 책임을 제기한 소송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중국 측은 전염병을 고의로 은폐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22일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에릭 슈미트 미주리주 법무장관은 전날 중국의 코로나19 대응 부실과 관련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연방법원에 냈다. 최근 플로리다주에서 중국을 상대로 민간인이 소송을 낸 적은 있지만 주 정부 차원의 소송은 이번이 처음이다.

슈미트 장관은 성명에서 “중국 정부는 코로나19의 위험성과 전염력에 대해 전 세계에 거짓말했고, 내부고발자를 침묵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소장에는 “중국 당국의 속임수, 은폐, 불법행위, 무대책이 코로나19 대유행을 촉발했다”며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한 이후 중요한 몇 주 동안 중국 당국은 대중을 속이고, 중요 정보를 숨겼고, 수백만 명을 바이러스에 노출했다”고 주장했다. 소장에는 또 코로나19로 인해 미국에 수조 달러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다고 주장하면서도 구체적인 손해배상액은 밝히지 않았다. 미주리주는 손배소송의 피고로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코로나19 발원지인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 정부, 우한 바이러스연구소 등을 적시했다. 미국 내 반(反)중국 분위기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 센터에 따르면, 미국인의 3분의 2가 중국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최근 우한 바이러스연구소의 코로나바이러스 유출설을 제기하며 중국의 책임을 거론해왔다.

추이톈카이(崔天凱) 주미 중국 대사는 이날 블룸버그뉴스 방송에 출연해 “우리는 (코로나19에 대해) 투명하려고 최대한 노력했으며, 바이러스를 발견하고 배우면서 동시에 공유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미국 정치인들이 중국에 대한 낙인찍기와 근거 없는 비난에 몰두하고 있으며, 과학자들의 견해에는 거의 관심이 없다”고 비판했다. 추이 대사는 또 “미국인들은 건강과 교육, 직업 안정에 가장 관심이 많은데 선거철이 다가오니 중국을 정치 논쟁의 중심으로 삼으려 한다”고 지적했다. 가오푸(高福)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 주임은 CGTN 인터뷰에서 “지난 1월에 코로나19의 사람 간 전염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말한 적이 결코 없다”고 주장했다.

베이징 = 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
김충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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