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뒤 1주일이 지나면서 보수 진영은 ‘멘붕’ 상태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다. 온갖 분석이 난무하지만, 시대정신을 제대로 담아내는 보수 정당을 구축해야 한다는 합리적 방향으로 수렴되고 있다. 물론 구체적 방법을 놓고 중구난방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한가지 명확한 것은, 확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념과 정책 재조정도 중요하지만, 시급한 것은 통합당의 주역을 새로운 인물로 바꾸는 정치적 세대교체다. 사람이 바뀌지 않으면 생각도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통합당 지역구 당선인 84명 가운데 40명이 초선이다. 비례 정당인 미래한국당 당선인 19명 가운데 정운천 의원을 제외한 18명 모두 초선이다. 대부분 정치 신인이지만 서울에선 초선 낙선자들의 득표율이 기성 정치인보다 더 높았다. 당선인의 56%인 이들 58명이 앞으로 보수 혁신의 주역을 자임해야 한다. 정치 경험 부족을 거론하지만, 초유의 참패를 자초한 중진 정치인들보다 더 못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당 대표도 원내대표도 할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과 과감한 도전이 필요하다. 생물학적 나이에 따른 세대교체보다는, 탄핵 찬반과 특정 인맥에서 자유로운 초선들이 전면에 나서고, 중진들은 열린 자세로 병풍 노릇을 하면 된다.
1971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야당에서 당시 44세 김영삼이 ‘40대 기수론’을 들고나오자 역시 40대인 김대중·이철승이 호응했다. 이들은 당내 세력도 미미했고, 중진들은 구상유취(口尙乳臭)라고 비아냥댔지만, 시대정신과 당원 지지에 힘입어 세대교체를 이뤄냈다. 이처럼 세대교체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쟁취하는 것이다. 어느 시대든 기성 정치인들은 세대교체에 흔쾌하지 않다. 최근 세계에선 40대 국가 지도자도 많이 탄생했다. 정치를 개혁하고, 보수정치를 살린다는 진정성으로 도전한다면 국민도 성원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