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代서 개혁적 리더 나와야”
4·15 국회의원 총선거 참패로 리더십 공백 상태에 빠진 미래통합당 내에서 세대교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청년세대인 이른바 ‘830세대’(1980년대생·30대·2000년대 학번) 역할론이 급부상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당을 1970년대 후반 출생자들이 이끌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번 총선에서 황교안 전 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이 낙선하고, 유승민 의원이 불출마하면서 이른바 ‘잠룡’으로 불리던 인사들이 정치적 상처를 입었다. 이에 따라 오는 2022년 예정된 20대 대통령 선거 전까지 새로운 대권 주자를 발굴할 수 있느냐 여부도 보수 진영 재건의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830세대’ 역할론과 40대 기수론= 통합당 내에서는 세대교체를 주도할 주역으로 ‘830세대’가 급부상하고 있다. 김세연 통합당 의원은 23일 통화에서 “50대와 60대, 70대 등은 산업화와 민주화라는 업적을 이루긴 했지만 사고도 그 시절에 갇혀 있다”며 “기존의 세대 인식이나 감성에서 벗어나 다음 세대의 관점을 담아내려면 파괴적 혁신을 통해 과거와 단절할 수 있는 30대가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내에서는 40대 기수론도 나오는데 나도 40대지만 나만 해도 20대와 10대의 감성을 따라가려면 벅찬 부분이 있다”며 “30대는 20대와 40대의 중간에 있는 만큼 양쪽의 감성을 모두 아우르며 더 자유롭게 미래 세대 비전을 담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총선 당선자 가운데 30대는 서울 송파을의 배현진 당선자(37)가 유일할 정도로 젊은 세대 인재풀이 적고 급격한 세대교체에 대한 거부감도 만만치 않은 만큼 ‘40대 기수론’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유력시되는 김종인 전 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실제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보수 진영을 이끌 리더로) 1970년대 후반에 태어난, 혁신할 수 있는 자질을 가진 사람이 튀어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대교체 요구가 확산하면서 당의 전면에 나서 개혁적 목소리를 내려는 청년 인재들의 움직임도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실제 통합당 내 대표적인 ‘젊은 보수’로 꼽히며 총선에 출마했다 낙선한 천하람(34·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김재섭(33·서울 도봉갑) 전 후보 등은 이르면 이번 주 중으로 ‘청년 비상대책위원회(가칭)’를 출범하기로 했다. 이들은 당이 총선 참패를 수습하기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할 경우 ‘청년 비대위원’을 포함시킬 것을 요구할 계획이다.
◇‘씨 마른 대권 주자’= 통합당 내에서는 “이번 총선 참패로 대권 주자 씨가 말랐다”는 말이 나온다. 실제 유승민·김무성 의원 등이 불출마한 가운데 황교안 전 대표와 오세훈 전 시장, 나경원 전 원내대표 등 중량급 인사들도 줄줄이 낙마하면서 통합당 내에서는 차기 대권 경쟁 자체가 실종될 처지다. 김종인 전 위원장도 전날(22일) CBS 라디오에서 “통합당 내에서는 (2022년 예정된) 20대 대선에 대해 ‘아직은 시간이 많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그런데 현재로 보면 마땅한 대통령 후보감도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 대선을 제대로 준비하는 것이 지금 통합당의 아주 첨예한 과제라고 본다”며 “당을 어떻게 단단하게 추슬러야 대통령 후보감도 만들어내고 그다음에 선거에 임할 수 있느냐가 (보수 재건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권력은 진공 상태가 없으니까 어찌 보면 이렇게 어려운 상황이 새로운 사람이 나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신진 인사들에게 대거 출전 기회를 주고 최종적으로는 새 인물과 기존 인물들이 공정한 경쟁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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