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사보 없앨 때 오히려 힘 실어준 회장님
사보 유지는 물론 직접 기획 아이디어 제안도
최근 글로벌 홍보물 시상식서 그랜드 위너 수상


적지 않은 기업들이 종이 사보를 없앨 때 꿋꿋이 유지하며 든든한 지원을 아끼지 않은 기업인이 있다. 구자홍(사진) LS니꼬동제련 회장의 ‘오프라인 사보 사랑’이 잔잔한 관심을 끌고 있다.

23일 LS니꼬동제련에 따르면, 많은 기업이 비용절감을 이유로 사보를 웹진으로 전환하거나 폐간할 때 구 회장은 종이 사보를 유지하도록 배려했다. 손에서 손으로 전해지는 사보를 통해 직원들 사이에 소통, 공감, 배려가 늘고 이런 힘이 다시 직원과 회사가 같이 성장하는 자양분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LS니꼬동제련의 종이 사보(계간지)인 ‘LSN 진’은 LS-Nikko 동제련의 앞 자에 잡지를 뜻하는 ‘∼zine’을 혼합한 이름이다. ‘LS-Nikko동제련의 엔진’이란 뜻도 담고 있다. 2012년 창간해 총 34호를 발행했으며 LS니꼬동제련과 출자사 직원 등 1000여 명이 구독하고 있다. 사보는 매회 다른 주제로 경영 전반에 대한 이야기와 직원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주어진 주제를 여러 분야에 적용해 이해를 돕고, 다양한 문화와 레저 프로그램에 직원들을 초대한다. 특히 체험 프로그램의 경우 절친한 동료, 직원 가족들도 함께 참여해 직장생활의 색다른 즐거움을 제공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SN 진의 성장에 구 회장은 직접 아이디어를 제공하면서 힘을 싣기도 했다. 경영내용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 설명하고, 맛집 소개, 취미, 문화 체험과 가족 참여를 확대하자고 했다. 이는 다소 딱딱해질 수 있던 사보를 훨씬 부드럽고 친근감 있는 대상으로 탈바꿈하는 기폭제가 됐다. 구 회장은 사보 중 만화가 곽백수가 연재하는 만화로, 동제련기업 이야기를 다룬 만화인 ‘카퍼필툰’을 꼭 찾아본다고 했다.

LSN 진은 지난 22일 경사를 맞았다. 세계적 미디어 기업인 미국 머컴사가 매년 주관하는 홍보물 경연 시상식으로, 올해 33회를 맞는 ‘머큐리 엑설런스 어워즈’(머큐리 어워즈)에서 한국 기업 최초로 사내보 부문 ‘그랜드 위너’(Grand Winner·최우수상)를 수상했다. 이 대회는 스폰서 없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심사로 높은 신뢰도를 자랑한다. LSN 진은 그랜드 위너와 골드상을 함께 수상했다. 주최 측은 재미있는 이야기와 개성적인 디자인으로 기업 특성과 문화에 대한 공감대를 확장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도석구 LS니꼬동제련 CEO는 “사보를 통해 직원들의 소통과 배려의 문화가 한층 더 성숙해진 것 같다”며 “이번 수상을 계기로 사보를 더욱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민종 기자
이민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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