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먹을까

서울에는 육개장 하면 중구 다동에 위치한 ‘부민옥’이 독보적이다. 1956년 개업한 노포로, 신문·방송·잡지·SNS 등 미디어에서 육개장 맛집으로 입을 모으는 집이다. 이 집 육개장은 서울식이다. 빨갛지도 얼얼하지도 않다. 대신 시원하고 구수하며 든든하다. 글자 그대로 ‘고깃국’을 실컷 푸짐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다. 굵은 대파를 듬뿍 넣어 시원하게 끓이면서도 꾸미로 고기를 찢어 올린 것이 특징이다. 양지와 사태로 국물을 우려낸 후 미리 고기를 꺼내 찢어놓아 육향과 씹는 맛이 그대로 살아 있다. 양도 어마어마해 간단한 안줏거리로도 좋다.

육개장의 본향인 대구에는 수많은 육개장집이 있지만, 그중 1970년 노포인 ‘옛집식당’을 추천한다. 달성공원 앞 서문시장 건너 골목 안 고즈넉한 가정집에서 옛날부터 육개장을 팔아온 곳이다. 친척 집에서 밥을 먹는 기분이다. 자개농이 놓인 방에 앉아 있으면 인원수대로 육개장을 가져다준다. 소고기에 큼지막한 대파, 무 송송 썰어 넣고 한솥 끓여낸 붉은 육개장은 역시 명불허전이다. 국물맛도, 반찬도, 밥도, 방도, 장롱도, 마당풍경도 모두 정갈하다. 작고 투박한 뚝배기를 보듬어보면 대번에 마음까지 훈훈해진다.

대구 육개장 맛집을 한 집만 꼽기는 어렵다. 경북대병원 건너편 ‘벙글벙글식당’ 역시 얼큰한 육개장으로 이름을 알린 노포다. 사골육수에 무와 대파를 충분히 넣고 고기 또한 듬직한 이 집 육개장은 요즘처럼 마음이 헛헛한 봄날, 잃어버린 입맛을 대번에 되찾아 준다.

이도 저도 녹록지 않다면 농심 육개장사발면이 있다. 매콤한 소고기 국물을 내세워 1982년에 출시했다. 건더기 수프로 나루토마키를 첨가하는 등 변형된 형태다. 우리 음식 중 가장 먼저 라면화됐지만 실제 육개장과는 썩 비슷하진 않다. 차라리 지명도에선 한참 뒤지는 오뚜기 육개장용기면에는 건조 고기가 들어 있고 고추기름 맛이 더해져 실제와 비슷하다는 의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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